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0일 금융감독원에 1200페이지가 넘는 세 번째 유상증자 신고서를 제출했다.
한화에어로는 이날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관련 시장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금감원이 요청한 정정 요구에 맞춰 1243페이지 분량의 정정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 3월 20일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주주가치 희석 우려에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금감원이 정정신고서를 요구하며 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기재가 미흡하다고 판단된다며 한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한화에어로는 지난 8일 유상증자규모를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줄이겠다고 정정 신고했다. 나머지 1조3000억원은 한화그룹 3개사를 통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감원은 지난 17일 또 한번 정정을 요구했다. 유상증자 전후로 계열사인 한화오션 지분 매매와 관련한 설명이 구체성이 떨어지고, 기재 수준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애초 850페이지 분량이던 유상증자 신고서는 1차 정정 당시 1170페이지로 늘어났고, 이번 2차 정정을 거치며 1243페이지까지 늘어났다.한화에어로는 "이번 정정신고서에서 유상증자 배경과 자금 사용 목적 등 금융당국의 요구 사항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증권신고서가 통과되고 일정대로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7월 1~2일 구주주 청약, 7월 4~7일 일반 공모를 진행하며 7월 21일 신주를 상장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앞선 두 차례의 정정과 달리 이번 신고서는 비교적 쉽게 통과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첫 발표 당시 떨어졌던 주가가 모두 회복되는 등 시장의 파장이 줄었고, 이복현 금감원장이 직접 유상증자를 언급한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이 원장은 지난 24일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앞선 정정 요구 사항의 반영 여부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면밀하게 점검할 에정"이라며 "투자 판단 주요 사항 등 기재 사항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일정대로 자금 조달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기업의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고, 유상증자 자체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당국 입장에서는 기업의 자금조달 측면과 투자자 보호를 균형 있게 고려해 증권신고서를 심사하고 있다"며 유상증자에 대한 긍정적 요인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대선을 앞둔 정국이 부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화에어로 유상증자를 대주주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민주당은 현 정부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상법 개정안을 재추진키로 하면서 한화에어로 유상증자 문제를 꼼꼼이 들여다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