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는 애플 아이폰17에서 OLED 패널 점유율을 사실상 독식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2025년 정기 임원인사 초점을 중소형 OLED에 맞춰 진행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새 최고경영자(CEO)에는 이청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부장(부사장)이 올랐고, LG디스플레이 부사장에는 애플향 중소형 OLED에 대응하는 최현철 SC사업부장(전무)가 선임됐다.
양사의 이번 인사는 중소형 OLED 역량을 확대해 애플 아이폰향 디스플레이 패널 점유율을 더욱 높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양사는 올해 아이폰 프로와 프로맥스 디스플레이 패널 양산을 독식했는데, 내년 아이폰17부터는 기본 모델에서도 디스플레이 패널 점유율을 크게 확대한다는 목표다.
업계에선 애플 차기작인 아이폰17 시리즈에는 기본과 프로 모델 모두 저전력 디스플레이 패널인 LTPO(저온 다결정산화물) OLED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LTPO는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스마트폰용으로 적합하다고 평가받는 저전력 디스플레이인데, 중국 BOE 등은 기술력 부족으로 아이폰향 LTPO 패널을 양산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LTPO 시장의 약 90%를 장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7 전 기종에 LTPO OLED가 적용될 예정인 만큼, 삼성·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사업부에 힘을 줘 내년 아이폰 디스플레이 패널 양산을 독식하고자 하는 의지가 이번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으로 디스플레이 기술 중요성이 한층 강화된 것도 이런 변화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삼성·LG디스플레이는 내년 첫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에어' 시리즈용 패널 양산을 통해 기술 초격차를 입증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인투파이브맥 등 미국 IT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아이폰17 에어를 처음 출시하며 디자인 변화를 기존보다 크게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17 에어는 기존 아이폰에 비해 두께를 대폭 줄인 모델로, 아이폰 프로맥스보다 더 높은 가격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이다. 삼성·LG디스플레이는 차기 아이폰 시리즈에서 중국 업체와의 중소형 OLED 점유율 격차를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IT 수요가 줄고 있는 점도 삼성·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성과에 집중하는 요소 중 하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애플이 태블릿·맥북 제품 수요 감소 영향에 아이패드 미니·맥북 에어 OLED 디스플레이 채택 시점을 오는 2028년 이후로 연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업계에서 예측한 아이패드 미니·맥북 에어 OLED 적용 시점은 2026년이었다. 아이폰용 패널을 제외하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OLED 실적방어 풀이 한정된다는 의미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삼성·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에 힘을 주는 것은 차기 아이폰 시리즈에서 중국 업체와 격차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내년 아이폰 시리즈의 디자인 변화와 트럼프 행정부 2기 시작 등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기회로 작용하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