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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개선 미약"… 정부 진단과 따로 노는 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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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제동향 7월호'
고금리 지속에 내수 회복세 미약
높은 수출 증가에 경기 다소 개선
부동산 시장 위축에 건설업 부진
"韓 경제 개선 미약"… 정부 진단과 따로 노는 KDI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제가 여전히 불경기에 빠져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반도체 등에 힘입어 수출은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고금리 부담 탓에 내수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최근 정부가 수출 호조세에 고무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6%로 높여잡은 것과는 사뭇 다른 인식이다.

KDI는 8일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며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도 KDI는 내수 부진을 언급했지만, 그보단 "높은 수출 증가세에 따라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수출 호조가 불러온 기대에 비해 경기 개선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원인으로는 '고금리'를 지목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보다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 3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상수지 전망을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상향하고, 수출 증가율도 8.5%에서 9.0%로 높였다. "수출-내수 부문별 회복속도 차이 등으로 당분간 체감경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금세 온기가 퍼질 것으로 내다봤던 것이다.

KDI에 따르면 내수 여건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지난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1% 감소했다. 4월(-2.2%)보다 한층 악화됐다. 승용차와 의복, 음식료품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부진이 심화됐다. 서비스 소비는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민생과 밀접한 도소매업(-1.4%)이나 숙박 및 음식점업(-0.9%)에서 마이너스가 지속됐다.

끝 모르고 이어진 내수 부진은 특히 개인사업자(자영업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4월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과 가계대출 연체율은 모두 상승 흐름을 지속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출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고 연체 중인 자영업자 비율은 4.2%로 11년 만에 가장 높다.


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한때 회복세를 보였던 설비 투자도 한풀 꺾였다. 5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5.1% 감소했다. 4월(-2.2%)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감소폭이 커졌다. 반도체와 밀접한 특수산업용기계(-10.5%)도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시장 위축에 공사비 상승까지 겹쳐 건설투자는 부진을 이어갔다. 5월 건설기성(불변)은 전달과 견줘 3.8% 줄었는데, 전월(-0.1%)의 보합세에서 본격적인 감소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건설수주(-35.4%)와 건축허가면적(-27.3%) 등 선행지표도 부진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경기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아온 생산 지표도 둔화하고 있다. 전산업생산은 4월 3.3%에서 5월 2.2%로 연초에 높았던 증가세가 조정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생산이 18.1%나 증가했지만, 자동차(-1.9%)와 전기장비(-18.0%) 등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광공업 생산 증가폭도 축소됐다. 연초 가팔랐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내수 부진이 반영되면서 생산 역시 부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가는 안정 목표치에 거의 근접했지만, 이 역시 안심하긴 이르다. 6월 소비자 물가는 전월(2.7%)보다 낮은 2.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된데다,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도 다음 달부터 6.8%가량 오른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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