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상권 전체 매출액 388.1억
카페거리 연상시키며 인기몰이
신생 패션 브랜드 쇼룸도 열려
카페거리 연상시키며 인기몰이
신생 패션 브랜드 쇼룸도 열려
21일 상권정보 애플리케이션 오픈업에 따르면, 중구 장충동 상권의 1월 전체 매출액은 388억1692만원으로 나타났다. 직전월인 지난해 12월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280억원대였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35%가 늘었다.
남산의 동북쪽 끝자락 장충단공원 일대는 지난 1960~80년대 성북동, 평창동과 함께 정치인, 기업인, 고급 관료 등이 주거하던 서울의 전통적인 부촌이다. CJ그룹과 신라호텔을 비롯한 범삼성 일가가 일대 부동산을 보유한 적이 있거나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장충동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건 1980년대부터 이 일대를 중심으로 자리잡은 평양냉면과 족발 식당 덕분이었다.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나와 남소영길을 시작으로 장충단길 먹자골목에는 '태극당'과 '할머니 족발' 등 도심의 유서깊은 노포들이 몰려있다. 그때까지 인근 동국대학교 학생부터 주변 회사원들까지 이 상권의 주요 고객이었다.
최근 동네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동대입구역에서 약수역으로 내려가는 동호로 주변은 '카페 거리'를 방불케한다. '오버트 서울', '펄씨커피'. '플라세르', '옐로우커피', '콘웨이커피', '그라운드125' 등과 유명 에스프레소 바 '리사르 커피'가 모여 있다.
지난 해 장충단길 주변에 문을 연 유럽풍의 브런치 카페 '콘드에빼빼'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2시간이상을 대기해야 하는 '핫플레이스'다. 다양한 브런치 메뉴부터 파스타와 스테이크, 커피, 디저트 등이 단연 인기다. 재벌가가 보유했던 단독 주택을 개조해 개방감 있는 공간과 잘 꾸며진 정원이 서울 시내 같지 않은 분위기를 낸다.
'콘드에빼빼'와 같이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플로움'도 20대들의 발길을 끌었다. MZ세대가 좋아하는 신생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들이 동대문부터 신당, 약수, 장충동 등에서 쇼룸을 열었다. 덕분에 장충동 상권의 콘텐츠는 F&B에 국한되지 않아 더 다양해졌다.
패션업체 '로우클래식(LOW CLASSIC)'이 입점한 인근 미래빌딩은 지난1968년 준공한 지하 1층 지상 3층의 건물로, 대지 836㎡연면적1324.72㎡ 수준이다. 대법원 부동산등기부 인터넷 열람서비스에 따르면, 미래빌딩은 로우클래식이 지난 2021년 12월 140억원에 매입해 쇼룸과 디자인실, 사무실 등으로 활용하고 지하 공간은 '카페 와일드덕'에 임대를 했다.
이 건물의 개별공시지가는 1990년부터 수십년간 지지부진하게 움직였지만, 2010대 중반부터 주변 지역이 주목받고 땅값이 오르면서 급등했다. 지난 1월 기준 개별공시지가는 3.3㎡당 2127만원으로, 지난 2015년(1168만원) 대비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장충동에서 남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성벽길을 따라서도 공방, 패션 쇼룸, 카페, 바 등이 문을 열었다. 패션 브랜드 '비아플레인'도 다산성곽길의 202.6㎡ 규모의 단독주택을 쇼룸 겸 본사로 쓰고 있다. 이 곳의 개별 공시지가도 지난 1월 기준 3.3㎡당 1435만원으로, 2015년(606만원)을 기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신당동이 중앙시장부터 싸전거리를 가로지르며 '힙당동'이라고 할 만큼 20대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먹자' 골목상권이 서쪽으로 확장하고 동대문 패션타운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성고안 패션 브랜드들이 남하하면서 장충동이 주목받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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