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강성 친(親) 이재명계 원내대표에 국회의장까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22대 국회도 험로가 예상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친명계 핵심인 박찬대 의원이 단독 입후보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찬반 투표를 통해 당선 여부를 결정한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민석·김병기·김성환 의원에 이어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까지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2005년 열린우리당 시절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당시 의원)가 만장일치로 추대된 전례가 있긴 하지만 극히 이례적이다.
원내대표 선거 전까지 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합당이 완료되면, 민주당 당선인 161명과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인 10명 등 총 171명이 원내대표 선거에 참여한다.
국회의장 후보 역시 친명계 일색이다. 당 내에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도전 의사를 밝힌 이들은 6선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조정식 의원, 5선의 정성호·우원식 의원 등 4명이다.
정성호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수십 년째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과거 이 대표 측근 모임인 '7인회'의 핵심으로 그의 이름 앞엔 늘 '친명계 좌장'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조정식 의원은 총선 정국에서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며 이 대표 체제에서 공천을 비롯한 당 살림을 주도했다. 조 의원은 최근 "명심은 당연히 저 아니겠나"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은 '협치보단 강한 국회'를 요구하며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 및 이 대표 팬 카페 등에는 추 당선인을 뽑기 위한 서명 운동까지 진행 중이다. 몇몇 강성 당원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추 당선인을 의장으로 뽑아라'는 압박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그간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온 추 당선인이 22대 국회의장이 될 경우, 여야 협치보다 갈등 양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왼쪽부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 박찬대·조정식 의원. <디지털타임스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