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강원 지역을 찾아 '정권심판론'을 부각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장동 관련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춘천·철원·화천·양구 갑을 지역구에 각각 출마한 허영·전성 후보 지원 사격을 한 뒤 원주로 넘어가 원창묵 원주갑·송기헌 원주을 후보 지원 유세를 했다.
이 대표는 시장에서 사과를 선물 받은 뒤 벤치 위에 올라가 한 연설에서 "과일이 너무 비싸다. 정말 터무니없는 물가에 우리 서민이 너무 고통 받고 있다. 이게 정부 실력"이라며 "다른 나라는 성장하는데 왜 우리나라만 경제가 '폭망'하나"고 주장했다. 이어 "일을 시켰는데 엉터리로 하면 혼내야 한다"며 "민생을 파탄하고 전쟁이 나도 이상할 게 없는 나라를 만들었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어야 하나"고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춘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민주당의 현실적 목표,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는 1당을 하는 것"이라며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민주당 자체로 151석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원도 의석은 현재 2석인데 현상 유지를 바라고 있다. 민주당이 독자적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전국이 매우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도 저격했다. 조국혁신당 대표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중단하지 않으면 22대 국회에서 국정조사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는 관권선거라고 규정하며 "그 약속들을 이행하는 데 1000조원 가까이 든다고 한다. 지금 경기가 너무 어려운데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15조원밖에 안 든다. 이게 소상공인들이 사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현 정권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는 이유는 자신의 사법리스크 방어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제1야당 대표로서 선거를 지휘해야 하기 때문에 참석할 수 없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불출석을 불허했지만 이 대표는 강원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직전 공판인 지난 12일에도 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참석을 위해 오전에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고 오후가 돼서야 지각 출석했다. 총선을 앞두고 재판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자 재판부는 "정치적 입장까지 고려해 재판을 진행할 수 없어 기일변경은 어렵다"며 "강제소환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출석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후 강원 원주시 중앙시장 일원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