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철 전력수요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져 전력수급을 조절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전력당국은 발전기 정비 일정 조정 등으로 정전 등 사태를 최대한 막고 필요시 출력제어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서울 강남구 한전 아트센터에서 '전력망 혁신 전담반(TF)' 회의를 개최하고 봄철 전력수급 특별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력당국은 오는 23일부터 6월 2일까지 72일간 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을 운영한다. 선제적으로 전력계통 안정화 조치를 이행한 후 계통 안정화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출력제어를 검토·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봄철 전력수요는 37.3GW로 전년(39.5GW) 대비 2.2GW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주파수 정격치(60Hz)를 상시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발전량이 수요를 과도하게 넘어서면 주파수가 높아져 전력계통이 불안정해지고 정전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문제는 최근 몇년간 태양광 발전량이 늘어나면서 실시간으로 전력 공급량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태양광 설비는 2013년 1.0GW에서 2023년 28.9GW로 최근 10년간 27.9GW 증가했다. 원전 28기 발전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태양광은 기상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동하고, 자가용 태양광 보급으로 전기수요마저 예측이 어려워졌다.
특히 봄철과 가을철은 태양광 발전량이 늘어는 데 반해 냉난방 수요가 감소하며 전기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해진다.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인접 국가로 과다 발전된 전기를 넘겨주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력망이 고립돼 있어 과잉발전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다.
정부는 특별수급 대책기간 동안 LNG·원전 등 주요 발전기 정비 일정을 조정하고, 석탄단지 운영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력 발전량을 줄여 계통 불안정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또 공공 자가용 태양광 운영을 최소화하고, 수요자원을 활용해 전력 소비패턴을 조정한다. 이같은 선제 조치에도 전력계통이 여전히 불안정할 경우,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에게 순차적으로 출력제어를 시행한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봄철 출력제어 발생확률을 2.7%에서 1.3%로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복되는 봄·가을철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최저가 순으로 제어를 실시하는 자발적 출력제어 서비스 시장 개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