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티빙 등 국내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기업으로 인해 국내 방송 시장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는 국내 방송광고 시장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시훈 계명대 교수는 지난 14일 한국방송협회 주최로 열린 기자 스터디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 협찬과 라디오 간접광고의 기대효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광고시장에서 방송광고를 비롯한 전통적인 매체 광고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온라인 미디어 등 뉴미디어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한정된 광고 예산 역시 온라인 광고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월 발표된 '2023 방송통신광고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광고시장 규모는 16조79억원으로 전년보다 3.1% 줄어든 가운데 방송광고 시장은 3조30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17.7% 줄어들며 전체 시장보다 감소폭 규모가 훨씬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이에 더해 기존 강력한 규제를 받아 왔던 방송 광고 시장과 달리 온라인 광고시장은 규제가 더 적어 운영의 폭이 더 넓다"라며 "넷플릭스·티빙 등 OTT 서비스가 구독 모델에서 광고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기존 방송 사업자의 시장 경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이 교수는 국내 방송광고 시장을 현재보다 빠르게 활성화하기 위해 입법 절차가 필요 없고 시장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의 제도부터 우선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며 '프로그램 제목협찬'과 '라디오 간접광고'를 대표적인 예로 제시했다.
프로그램 제목협찬은 협찬주의 이름이나 브랜드를 방송프로그램 제목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교수는 문화·예술·스포츠 등 예외적으로 협찬주 명칭을 프로그램 제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제도를 개선해 어린이 대상, 공정성과 객관성이 필요한 시사·보도 프로그램 등 협찬주 이름 사용이 불가능한 항목을 제외하고는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라디오 간접광고는 최근 미국에서 등장한 '라이브 리드' 형식과 같이 공익적 메시지나 공공 캠페인 메시지 등을 직접 읽는 형태의 방식을 제안했다. 국내의 경우에는 정부 광고, 지자체 광고, 지역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라이브 리드를 허용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가 국내 지상파 방송사 38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프로그램 제목협찬 제도를 사용하면 협찬 매출 규모가 총 212억원, 라디오 간접광고 제도에는 약 103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제도를 다 도입할 경우에는 생산 유발 효과는 연 469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155억원, 고용 유발 효과는 113명으로 추산된다.
이 교수는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적절한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지나친 상업화나 시청자들의 불편 요소 역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시훈 계명대 교수가 14일 한국방송협회 주최 기자스터디에서 '프로그램 협찬과 라디오 간접광고의 기대효과'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