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영향, 수익 고공행진
ETF 상위 10개 종목 싹쓸이
증시 불안에 거래대금 급증
시장 변동성 커 손실 위험도
ETF 상위 10개 종목 싹쓸이
증시 불안에 거래대금 급증
시장 변동성 커 손실 위험도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고공행진 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 달(9월 4일~10월 4일) 수익률 1~10위 ETF 종목을 전부 인버스 상품이 석권했다. 인버스 ETF는 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합성H)' ETF로, 이 기간 23.85% 급등했다.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인버스(H)'도 같은 기간 13.5% 올랐다. 최근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4.8%를 넘어섰다.
이 외에도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14.04%),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14.03%),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14.02%),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13.76%), 'ARIRANG 코스닥150선물인버스'(13.26%) 등 코스닥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들이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뒤이어 'KBSTAR 200선물인버스2X'(12.13%), 'KODEX 200선물인버스2X'(12.11%), 'KOSEF 200선물인버스2X'(12.06%), 'TIGER 200선물인버스2X'(12.01%) 등 이른바 '곱버스' 상품들도 수익률 상위권에 자리했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도 독보적이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거래대금은 4조35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150 선물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40선물인버스'의 거래대금은 3조8000억원으로 두 상품이 이 기간 ETF 거래대금 상위 종목 2, 3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국내 증시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 16개의 한 달 총 거래대금 규모는 9조7700억원에 달했다. 지수 조정을 전망하는 투자자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과도한 인버스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 '인버스'와 '곱하기'를 합성한 신조어인 '곱버스'의 경우 지수 하락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인덱스 레버리지형 ETF를 의미한다. 반대로 지수가 오르면 손실도 두 배로 치솟는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의 추가 금리 인상 지지 발언과 8월 구인건수 호조가 금리 급등의 트리거가 됐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 주식과 채권의 동반 약세가 동조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3분기 실적 시즌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도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도 파월 의장 등 주요 연준 인사들이 '고금리 지속' 등 매파적인 입장을 내비친 여파로 지난달 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대를 상회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증시 흐름에서 추정해볼 수 있듯이 시장은 이미 9월 중 극심한 가격 조정을 통해 고금리 리스크를 견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와 고용 등 주요 데이터 부진, 2분기 실적 시즌 이후 낮아진 실적 기대치가 3분기 실적 시즌에서 수출 대형주를 중심으로 기대치를 재차 충족시킬 가능성, 대주주 양도세 이벤트 등이 대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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