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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트리플 빚더미`에 짓눌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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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16%p·기업 26.6%p 치솟아
IMF 집계 26國중 가장 빨리 증가
전문가, 과감한 금리인상 주문도
민간부채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기업부채 증가도 심각하다. 정부부채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증가 속도에 근접하며 7월 기준 1100조원에 육박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 가계 ·기업·정부 부채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말뿐인 긴축을 끝낼 때가 됐다"며 정부당국의 과감한 통화정책을 주문했다.

3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 부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은 2017년 238.9%에서 2022년 281.7%로 5년 새 42.8%포인트 늘었다. 이는 데이터베이스에 나타난 26개국 중 가장 빠른 속도다. 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2017년 11위에서 지난해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5년간 민간부채를 구성하는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모두 치솟았다.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92.0%에서 2022년 108.1%로 16.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6개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가계부채가 두자릿수로 증가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가계부채 급증의 가장 큰 요인은 실패한 부동산 정책과 저금리가 악순환을 일으키면서 '영끌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르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야한다"는 수요가 늘었고, 이에 전체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뛰었다는 것이다. 주식과 코인 등 자산시장도 풍부한 유동성에 호황을 맞아 '빚투'가 늘어난 것도 가계부채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도 2017년 147.0%에서 2022년 173.6%로 26.6포인트% 상승했다. 룩셈부르크(38.0%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 폭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 '한전채'가 꼽힌다. 올해 상반기 한국전력공사의 총부채는 연결기준 201조4000억원으로 2017년(108조8200억원)보다 100조원 가까이 늘었다. 시장에 풀린 막대한 한전채가 민간 회사채 발행도 어렵게 해 기업부채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정부 부채도 코로나19 시기 확장재정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거치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17년 40.1%에서 2022년 54.3%로 14.3%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예산총지출 증가율은 7.1~9.5%로 높았다. 국가 채무는 7월 기준 1097억원으로 올해 1100조원 돌파가 시간문제다. 미국의 2017~2022년 GDP 대비 부채 증가폭은 15.2%포인트다. 기축통화국 미국만큼 빠른 속도로 정부 부채가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도 야당은 추경 편성을 고집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6월부터 줄기차게 35조원 규모 추경을 주장하고 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총리에게 "추경 편성의 용의가 정말로 눈곱만치도 없냐"라고 따졌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말로는 긴축을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실은 부동산 규제 완화,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등 부채를 증가시키는 정책을 여럿 펴왔고, 부채 감소에 가장 중요한 금리는 올릴 시기를 놓쳤다"며 "금리를 과감하게 올려서라도 물가와 부채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기획] `트리플 빚더미`에 짓눌린 대한민국
9월 24일 서울 시중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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