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9일 "이제 작금의 한덕수-김문수 후보의 단일화를 놓고 더 이상 백가쟁명할 시간적 여유는 없다"면서 중재안을 제시했다. DJP모델을 교본삼아 정권이 재창출될 경우 승자가 대통령, 패자가 총리를 맡는 방향으로 합의해야한다는 취지다.
장 전 기획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의 단일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DJP의 대타협 모델을 계기로 김문수-한덕수 후보 간의 정치적 대타협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역사적인 DJP 공동정부로부터 끌어낸다면 김문수-한덕수 후보 간의 여론조사 경선 끝에 최종후보가 선출되면 그 후보가 김 후보든 한 후보든 국힘의 공식 대선후보로 출마하고, 낙선자가 당권과 대선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사실상 당의 실무와 총책임자로서의 권한을 갖는다. 쉽게 말해서 모든 당권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외에도 8가지 합의안의 구체적 내용도 언급했다. 그 내용은 △동시에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당의 집권을 전력투신하여 돕는다 △당이 집권에 성공할 경우,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한덕수-김문수 혹은 김문수-한덕수 공동정부로 규정한다. △공동정부 내각의 총리는 대통령 후보로 나서지 못한 측이 맡는다. △내각 인사권은 공동정부답게 대통령과 총리가 각각 50%씩 공유한다. △국민통합의 목적으로 더 폭넓은 거국내각을 구성할 경우에는 반드시 대통령과 총리가 서로 협의한다. △공동정부의 목표는 개헌, 경제, 국민통합, 약자와의 동행으로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힌다. 특히 한미동맹과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체제를 더욱 강화시킨다는 국정목표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상의 대타협을 성공적인 담판으로 이뤄낸다면 단일화 후보결정을 즉시 실행해 11일까지 후보등록을 마치는 것으로 한다 △단일화 후보가 결정되면 이후, 이낙연, 이준석 세력과 개헌연대를 추구해 전과4범 이재명의 집권을 막는다, 이다.
장 전 기획관은 "이렇게 되면 김 후보는 개헌 완료시점인 3년 후 대선에 다시 도전할 수 있고, 그 안에 사실상 당권을 확보하기 때문에 지금의 난공불락 상태보다는 훨씬 밝은 미래를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와 동시에 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전과4범에게 넘어가는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상의 타협은 역사적 대타협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전 기획관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적 대화를 할 줄 아는 대화력 리더십이고, 국가의 위기 앞에 자신을 내려놓을 줄 아는 희생과 헌신의 대타협 리더십"이라고 했다.
한편 장 전 기획관은 "극과 극에 서 있는 정당이라도 권력 쟁취를 위해서라면 서로 조정하고 타협해 연대한다"면서 "독일은 기독민주당이라는 보수정당과 녹색당이라는 진보당이 서로 연정을 구성하기도 한다. 소위 집권에 이익이 되면 누구와도 손을 잡는 것이 유럽정치"라고 말했다.
이어 "집권을 꿈꾸는 정당은 당의 정체성을 유지한 가운데 당 밖 다양성도 수용하는 일곱 색깔 무지개 정당, 즉 레인보우 파티를 지향하지 않으면 집권할 수 없다"면서 "서로 다른 정치권력 집단이 연합을 할 때 반드시 동반되는 것은 각 당의 정책 실현임과 동시에 권력 배분 즉 권력 분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권력의 연합세력 간에는 권력을 서로 공유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97년 DJP연합도 그렇게 탄생했고, 그 결과 IMF 경제위기를 극복했으며, 50년 만에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만나 회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