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교육부가 19일 국회에서 실무 당정협의회를 열어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당·정은 수능을 공교육 교육과정 안에서 출제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없앤다는 것이다. 킬러 문항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쉬운 방법으로 활용되면서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공교육 과정에 나오지 않는 문제를 내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신 출제 기법을 고도화해 수능의 변별력과 적정 난도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당장 9월 모의고사 출제부터 이 같은 기조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지난 정부에서 폐지하기로 한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존치키로 했다.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맞춤 교육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내용이 출제되는 것을 막아 사교육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은 분명히 환영할 일이다. 국어 비문학 지문을 읽어봤다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서강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난 2020학년도 수능 국어 문제를 킬러 문항의 예로 들며 "어안이 벙벙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지적했다. 자기 자본과 위험 가중 자산, 바젤 협약 등 전문적인 경제용어가 복잡하게 들어있어 쉽게 국어 문제로 보이지 않는 킬러 문항이었다. 그러면서 야당 정치인들을 겨냥해 "정치인들은 이런 수능 문제들을 검토나 해보고 발언하기를 바란다"고 일갈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킬러 문항 출제를 두고 "약자인 우리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킬러 문항은 사설학원의 일타 강사들 도움 없이는 풀기가 어렵다. 이런 점 때문에 학생들은 학원으로 간다. 사교육비가 1년에 무려 26조원에 달하는 이유다. 감당하기 어려운 사교육비는 기록적인 저출산의 주요 요인으로도 꼽힌다. 이런 현실을 이제는 보고만 있을 수 없다. 교과 범위 내 수능 출제는 너무도 당연하다. 진작부터 했어야 했다. 다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크다. 따라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더 확고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교육소비자들이 수긍하고 교육개혁도 탄력을 받는다.
![[사설] 수능 `킬러문항` 배제원칙 더 확고히해야 교육소비자 수긍한다](//contents.dt.co.kr/images/202306/2023062002102369061001[1].jpg "[사설] 수능 `킬러문항` 배제원칙 더 확고히해야 교육소비자 수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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