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한국경제 덮친 수출 한파, 산업별 전망은'이라는 주제로 올해 업종별 하반기 산업 전망을 짚어보는 세미나를 열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실장은 이 자리에서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에 비해 감소율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비교적 견조한 민간소비(연간 전망치 2.7%)를 고려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은 1.4%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업종의 경우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의 설비 교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등으로 상반기보다는 여건이 양호하겠지만, PC, 스마트폰 등 반도체 수요 산업 부진으로 상승세 전환을 위한 동력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하반기 수출 감소율이 -12.8%로 여전히 두자릿수에 달할 전망이다.
철강 업종은 신흥국의 인프라 투자 수요 등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을 전망된다. 다만 중국과 선진국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경련은 내다봤다.
석유화학 업종은 올해 에너지 가격 안정화와 중국의 완만한 경기부양 의지에 힘입어 회복되겠으나, 중국의 증설 지속 등으로 공급 불확실성이 존재해 중장기 전망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종은 당분간 글로벌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가격경쟁력을 지닌 중국 기업의 공세, 테슬라 등과의 스마트카 기술 격차 확대에는 대비가 필요하다.
조선업은 신조선가의 상승, 노후 선박 교체 사이클 진입 등으로 호황이 진행될 예정이다. 방위산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국방비 증액 등을 고려했을 때 대규모 수출 계약이 재연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한국의 이차전지 시장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53.4%에 이를 정도로 선방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공급망 재편, EU의 이차전지 관련 환경기준 강화 등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핵심 광물의 공급망 다변화, 지속가능한 순환체계 구축 등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수출 한파의 영향으로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치고, 상위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며 "수출을 둘러싼 대외여건도 당분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불합리한 규제 혁파, 낙후된 노동시장 및 세제 개선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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