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내용의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국내 게임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고 '무조건 승인'했다.
앞서 MS는 지난해 1월 18일 블리자드의 주식 전부를 약 90조원(687억 달러)에 취득하는 계약을 맺고, 같은 해 4월 4일 공정위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다.
이번 기업결합은 전세계적으로 콘솔(Xbox) 및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MS가 디아블로, 콜오브듀티 등을 보유한 게임 개발사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것이다. 기업결합 후 MS가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을 자사 게임 서비스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해 국내 콘솔 및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지를 중점 심사했다.
공정위는 검토 결과 국내에서 MS와 블리자드가 개발·배급하는 게임들의 합산 점유율이 2~6%에 그치는 등 블리자드 주요 게임의 인기가 높지 않다고 봤다. 또한 국내·외에 다수의 인기 게임 개발사가 존재해 이번 합병이 경쟁 게임 서비스사를 배제할 정도의 봉쇄 능력이 없다고 봤다.
또 국내 콘솔 게임에서는 소니(70~80%)가, 클라우드 게임에서는 엔비디아(30~40%)가 상당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 배제 우려도 없다고 봤다.
MS-블리자드 합병에 대해 해외 경쟁당국의 판단은 엇갈렸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콘솔 게임과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연방항소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오는 8월 심리를 거쳐 최종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 3월 자국 게임 사업자 소니의 우려 제기에도 '무조건 승인'을 내렸다.
EU는 경쟁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블리자드 게임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 영국은 '불허' 판단을 내렸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에서 블리자드 게임을 경쟁사에는 공급하지 않는 봉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MS가 자진 시정안을 제출했지만, 영국 경쟁당국은 이 시정안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기업 결합을 불허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본 건의 승인여부에 대해 국가간 판단이 다른 건 나라별 게임시장의 경쟁상황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고, 각 나라의 경쟁당국이 자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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