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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원로들 "3대 개혁, 프랑스처럼 사활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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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발 60주년 국제콘퍼런스
전직 부총리·경제수석 등 경제 원로들은 "저출산과 제조업 경쟁력 악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나라경제의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이라면서 윤석열 정부에 "프랑스처럼 사활을 걸고 노동·연금·재정 등 3대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한국경제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강경식, 전윤철, 진념, 김인호, 현오석, 변양균 등 역대 경제부총리·장관 등 30여명의 경제 원로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활력을 되찾으려면 노동과 연금, 재정 부문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호 전 내무장관은 "3대 개혁이 실현돼야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다"면서 "프랑스처럼 사활을 걸고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공일 전 재무장관은 "저출산 및 초고령화에 대처하기 위해 여성 인력이나 노령 인구의 노동시장 참여가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경직적 노동시장으로 인해 적절한 노동인력 배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잠재성장률이 급격한 속도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규제 개혁, 특히 노동 개혁을 통해 민간이 투자하고 성장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원로들은 재정준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홍남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직 절대적 국가채무 수준은 낮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채무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 문제"라면서 "복지제도 성숙이나 통일 등에 대비해 재정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재정준칙 법제화가 긴요하다"고 말했다.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정치권 일각에서 포퓰리즘에 입각한 정책, 재정을 마르지 않는 샘물인 것처럼 생각하는 주장들이 많이 제기가 되고 있다"며 "그건 조사모사처럼 저녁에 먹을 걸 낮에 땡겨서 먹으면 저녁 사람들은 굶을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원로들은 현재 한국 경제가 엄중한 위기 상황 한 가운데에 있다면서, 시장 원리에 기반한 경제 개혁을 당부했다. 김인호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노동·재정·연금 등 굵직한 개혁에 앞서 정부조직과 국정철학을 시장원리에 맞게 개혁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산업을 직접 관장한다'는 발상에서 탈피해 직접적 규제가 아닌 시장 원리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도 주문했다. 전윤철 전 부총리는 "1960년대에는 특정 산업이나 기업을 지원하는 개발주도전략을 활용해 선진국으로 올라섰다"면서 "지금은 민간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는 혁파하되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칙을 만들고 관리하는 것으로 정부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중심의 수출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많았다.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거처럼 중국 특수에 의존해 우리 경제를 꾸려나가는 건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한편 소비재 분야에서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방식 등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개혁을 통해 고착화된 저성장 구조를 타개하지 않으면 일본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현정택 전 정책조정수석은 "미·중 모두와 협력 체제를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 제3세계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려면 대중국 비중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국 등 신흥국이 부상하면서 우리 제조업의 비교우위가 약화됐다"면서 "반도체나 이차전지, 자동차 등에서 후발 주자와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미래지향적으로 아젠다를 세팅할 컨트롤 타워가 없다"면서 "기획재정부 경제부총리가 담당하기엔 현안이 너무 많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어, 미래지향 업무를 담당하는 경제기획원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정책을 추진할 때 이해관계자와 의견을 교환하는 등 '정책의 딜리버리'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는 "7차례에 걸친 경제개발 계획을 통해 국가 발전의 청사진을 마련했고 해외시장을 주 무대로 삼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지난 60년간 1인당 국민소득은 약 400배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경제발전의 역사와 자신감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해 명실상부 국제사회와 연대하는 경제개발 리더가 됐다"며 "정부는 공적개발(ODA) 규모를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경제원로들 "3대 개혁, 프랑스처럼 사활걸어야"
25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직 경제 관련 부처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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