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매출 비중을 60%로 낮추고 신약 비중을 40%로 높여 글로벌 신약개발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또 2년 내에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매출을 3조로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서정진(사진) 셀트리온 회장은 2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셀트리온을 바이오시밀러 선두 주자이면서 신약에서도 다국적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전날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서 회장을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이를 통해 서 회장은 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셀트리온은 내년에 이중항체 신약 6종, 항암제 4종 등 총 10종의 신약 임상에 착수한다. 직접 개발과 공동 개발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mRNA 플랫폼을 오는 6월 말까지 확보해 mRNA 백신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다양한 플랫폼도 내재화한다.
서 회장은 "직접 하는 것도 있겠지만 개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국적 회사와의 공동 개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 1상이나 2상에서 기술수출 형태로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원격진료와 의약외품 시장에도 진출한다. 의약외품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갖춘 직접판매 망을 활용, 3조원 규모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원격진료와 연계해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소도 오픈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솔루션을 만들기 쉬워졌고 빅데이터 구축도 용이해졌다"며 "시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자체 확보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에서 전이성 직결장암 치료제 '베그젤마(CT-P16)'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CT-P17)'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25~30%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올해 10월 미국에 램시마SC를 신약으로 허가 신청할 것"이라며 "미국에선 피하주사가 경제성이 높은 만큼 2년 안에 2조원 이상 매출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 법인이 2년 안에 3조원 매출을 올리기 위한 준비작업을 마쳤고 직접 진두지휘해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M&A(인수합병)에도 속도를 낸다. 상반기까지 대상 회사를 10여 개로 압축하고, 3분기부터는 재원을 4~5조원가량 집행에 나선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 서 회장의 개인 주식 등 4조~5조 규모의 유동성을 마련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인도, 한국 등에서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면서 "헬스케어 사업에 시너지가 나는 전후방 사업 중심으로 여러 회사를 관찰하고 있다. 좋은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다면 한국 기업에도 과감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3사 합병과 관련해선 "합병 준비가 거의 끝났다"며 "현재 합병과 관련된 법적 절차 및 실행을 위한 내부 실무 검토를 마무리한 상태로, 연내 완료가 목표"라고 했다. 임기를 2년으로 정한 서 회장은 "지금과 완전히 달라진 회사를 만들고 떠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