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구가 없는 여야 비례대표 의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여당에선 일부 의원들이 일찍부터 당협위원장에 임명되며 표밭갈이에 시동을 걸며 지역구 선점에 나섰고, 야당 의원들은 수도권이나 분구 가능성이 높은 선거구 출마를 고심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호남 지역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2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조수진 의원은 지난 2021년 초 서울 양천갑 당협위원장에 임명돼 일찌감치 지역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주말마다 양천갑에서 열리는 행사에 부지런히 인사를 다니고 있으며, 의정보고회도 꾸준히 열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15일에 열렸던 '서울 양천갑 당원대회'에는 당시 당권주자였던 김기현·조경태·안철수·윤상현 의원까지 참석했다. 당시 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3.8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들이 양천갑 당원들과의 만남을 요청해왔기에 '양천갑 당원대회'를 겸한 국회의원으로서의 '의정보고'를 함께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지역구라는 점을 확실히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재선인 정운천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자신의 지역구였던 전주을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이후에도 지역구 사무실을 철회하지 않은 상태로, 매주 전주에 내려가 지역행사에 부지런히 참석하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 국비확보나 특별자치도특별법 등 각종 현안 해결에 힘을 쏟고 있다. 전북도-전북 지역구 국회의원 모임에도 꾸준히 참석하며 '지역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이미지를 계속 각인시키고 있다. 최근엔 비례대표 의원직을 던지고 지역구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4·5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하려고 했지만,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반발심리 때문에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도 열심히 자신이 출마할 지역구를 다지고 있다. 임실 출신인 양경숙 의원은 2년 전부터 전주을 지역구에 사무실을 내고 간담회, 지역행사 등을 통상일정처럼 다니고 있다. 양 의원실 관계자는 "매주 주말 전주로 내려가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며 "금요일 오전에 내려가서 일요일 막차를 타고 올라오는 게 일상"이라고 밝혔다.
양 의원은 지난 11일 진안 출신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 자신의 지지모임인 '양스투게더'(양경숙과 함께), 정 전 총리의 지지모임인 '전북국민시대'와 함께 완주 상관 '편백나무숲길' 걷기 행사도 열었다. 양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 전 총리님과 이 혼란한 시국문제는 물론이고, 전북과 전주발전 등 다양한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민생경제와 민주당 걱정도 해 주시고, 저의 전주을 지역구 활동에 대한 격려도 많이 해주셨다"고 밝혔다. 차기 총선에 민주당 소속 출마자가 많은 지역인만큼 일찍부터 입지를 굳히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전용기 의원은 분구 가능성이 있는 경기 화성시 동탄지역을 다지고 있다. 동탄 1신도시와 2신도시로 분구되는데 2신도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주소지를 화성시로 옮기고 추석 연휴 때부터 동탄 시민 인사를 하는 등 지역 활동에 나선 상태다. 지역구에서 제기되는 민원을 해결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전 의원실 관계자는 "2신도시 평균 연령이 36세로 젊은 도시다"며 "새로 만들어진 곳이라 기성 정치인에 대한 욕구보다 젊고 활력있는 사람이 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큰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의원 역시 젊은 의원으로 유권자들에게 친화력 있게 다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1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4 총선 공천제도 TF 제1차 회의에서 이개호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