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무리' 발언뜻 왜곡됐다 판단
"주 최대 59시간 예단말라" 진화
"주 최대 59시간 예단말라" 진화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일하는 것 자체가 힘들지 않겠냐는 개인적 생각에서 말씀한 것"이라며 "(근로시간 개편) 논의의 가이드라인을 주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말한 '60시간'을 상한 캡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주 최대 59시간'으로 갈 것이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며 "윤 대통령이 말씀한 것은 장시간 근로에 대한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여러 가지 면에서 한 번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봐라, 여론조사를 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서 앞으로 근로시간 개편안에 반영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윤 대통령의 말씀을 다시 유추해보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60시간이 아니라 그 이상이 나올 수도 있고, 상한 캡을 씌우는게 적절하지 않다면 윤 대통령이 굳이 (상한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며 "(윤 대통령의 발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의 '주 60시간' 상한 캡 가이드라인이 나온 이유는 앞서 지난 16일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의 브리핑 때문이다.
안 수석은 당시 "윤 대통령은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에 보완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후 고용노동부가 진행 중인 근로시간 유연화 제도개편과 입법예고 기간 중 의견수렴과정에서 '주 60시간'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고용부의 근로시간 유연화 제도개편으로 인해 주 최대 69시간으로 근로시간이 늘어나고, 연장수당과 연차(휴가)사용 등에 제약이 생길 것이라는 비판적 여론이 커지자 윤 대통령이 직접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인 까닭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주 60시간'을 언급했지만 특정 숫자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주 최대 52시간 제도에서 기본 틀인 주5일 40시간과 연장근로 12시간 중 연장근로만을 따로 떼어내 월별, 분기별, 반기별, 연별로 산정기준을 달리하자는 것일 뿐 실제 총 연장근로 시간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존 주 52시간을 한 달로 계산하면 한 달에 최대 225시간을 일하게 되는데, 주단위로 돼 있는 산정기준을 월별로 바꿔도 225시간을 일하고, 분기별로 하면 10% 감소, 반기별로 하면 20% 감소, 연별로 하면 총 30%가 감소한다"며 "월 근무시간 총량은 늘리지 않고 주 단위로 경직된 근로시간을 유연화하자는 것이다. 오히려 분기 단위나 반기 단위로 가면 근로시간 총량이 줄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포괄임금제나 연차사용이 힘든 근무환경 등은 노사문화를 개선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근로시간을 명확히 카운트하기 힘든 작은 기업이나 포괄임금제를 시행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가 1월부터 단속을 하고 있다.4월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노사 간에 발생하는 모든 어려움을 법으로 다 규율해서 해결할 수는 없는 만큼, (근로시간 제도 개편과 함께) 현재의 노사문화, 노사관행을 많이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근로시간 유연화는 노동약자를 위한 입법인데 이것이 정치권으로 가면서 오히려 노동약자의 노동권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둔갑됐다"며 "노동약자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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