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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選이 대한민국 바꾼다] AI 공공행정, 투자부터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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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민 더불어민주당(대전 동구)
[初選이 대한민국 바꾼다] AI 공공행정, 투자부터 시작하라
인공지능(AI)이 미래를 바꿀 것인가. 그렇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AI가 공공행정의 미래를 바꿀 것인가. 물론 그렇다. 우리 모두 이 또한 알고 있다.

그럼 어떻게 AI를 활용해 공공행정을 바꿀 것인가. 그 미래를 그리는 비전은 아직 왜소하다. 민원 상담에 챗봇을 활용하는 단순한 전망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그러면 우리는 그 이상의 어떤 상상을 해야 하는가.

2년 전,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당시의 일이다. 택배업계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 대필 문제가 불거졌다. 국회의 지적에 대응하느라 근로복지공단 직원들이 수십만 장에 달하는 신청서를 일일이 눈으로 확인했고, 이로인해 기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AI 기술을 통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지극히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 유능한 공공기관 직원들을 갈아 넣어야만 하는 것인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에 큰 주목을 받은 챗GPT나 DALL·E2와 같은 언어·이미지 처리 AI 기술 이전에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은 이상 탐지(anomaly detection)기술이다. 후진적인 산업재해 예방 분야에 적용된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실제로, 국내 금융권에선 AI 기반 '거래 이상징후 탐지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AI가 단순 업무 지원뿐만이 아니라 예방행정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것을 부동산 관련 업무에 적용한다고 상상해보자. 주택거래 공공데이터와 악성 임대인 거래현황 등을 종합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감시할 경우, '빌라왕 사건'과 같은 비정상 부동산 거래 시 세입자 피해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AI 도입으로 도덕적 해이 탐지를 수월하게 한다면 행정 감시에 소요되는 비용 또한 절약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3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R&D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반면, 그 영향력은 미비하다고 한다.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실제 연구보다 행정에 사용되는 비용 낭비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현재의 문서화된 행정 감시체계를 AI로 대체할 수 있다면 전 영역에서 신속성·효율성·투명성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 효과까지 있을 것이다

AI 공공행정 강국, 그 미래를 여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 결국은 행정영역과 AI업계 사이에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 생태계는 두 차원이 중요하다. 하나는 정보가 공유되고 과제들이 기획되는 의사소통 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거래의 공간, 즉 조달시장이다.

생태계의 두 가지 공간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이해도를 높이는 일이다. 행정영역의 공무원들은 AI에 대한 이해, 학습데이터에 대한 정보력, 문해력과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과 수준의 AI 교육이 확대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를 포함한 정치인들이 '4차 산업혁명'을 입에 달고 살지만, 정작 AI나 관련 기술들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공무원이든 정치인이든 공부해야 한다.

두 번째는 AI 행정도입 예산을 키우는 일이다. 결국 돈 아닌가. AI로 인해 행정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면, 선제적 재정투입으로 신속하게 시장을 형성해줘야 한다. 부처별로 천억씩만이라도 편성해서 계획·집행 과정의 재량과 융통성을 부여해 보자. 이에 더해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은 제대로된 시장 형성을 위해 다양한 행정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커톤을 실시해야 한다. 해커톤을 통해 아이디어가 모아지고 그 중 우수한 기술이 채택된다면 AI 공공행정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 행정에 혁신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세 번째는 규범의 형성이다. AI 활용을 위한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는 대부분 개인정보 문제에서 발목이 잡힌다. 데이터의 안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도 끊임없이 AI의 행정 도입을 방해할 것이다. 국가 행정의 무오류성 신화와 책임자를 색출해 문책하는 공직사회 시스템 안에서는 AI 도입이 불가능에 가깝다.결국 개인정보, 보안, 신뢰성 문제의 장벽을 극복하고 틈을 메우는 것은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제도와 규범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디지털 대전환시대에 살고 있다. 완벽한 AI를 기다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으른 정치와 공공행정은 AI 시대를 견인하기는 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다. 정부·기업·국회 모두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AI 공공 도입, 대한민국 행정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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