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32층짜리 고층 아파트에서 옆 동에 새총으로 쇠구슬을 쏴 유리창을 깨뜨린 60대 남성이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새총의 성능이 궁금해 옆동 이웃집을 향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수재물손괴 혐의를 받고 있는 60대 A씨는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경찰 승합차에서 내린 그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포승줄에 묶여 수갑을 찬 상태였다.
그는 "피해 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 없느냐", "죄송하지 않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영장실질심사 법원으로 들어갔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돼 오후 늦게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32층짜리 한 아파트에서 옆 동 이웃집 3곳을 향해 지름 8㎜짜리 쇠구슬을 쏴 유리창을 잇따라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세대 모두 20층 이상이었고, 이 가운데 2가구는 같은 동으로 확인됐다.
피해 세대 중 한 곳인 29층 집에서는 두께 3㎜ 유리 2장 중 바깥 유리에 3㎝ 크기의 구멍이 났고 주변도 깨졌다.
애초 피해 세대가 29층 한 곳으로 알려졌다가 경찰의 탐문 조사 결과 모두 세 가구의 유리창이 쇠구슬에 맞아 깨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아파트 내 CCTV 분석과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발사지점을 예상하는 감정 작업을 거쳐 옆 동 의심 세대를 특정한 뒤, A씨를 자택에서 검거했다.
그의 집에선 새총과 쇠구슬이 무더기로 발견됐고, 표적지와 표적 매트를 놓고 발사 연습을 한 흔적도 발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쇠구슬이 실제로 어디까지 날아가나 호기심에 쐈고 인터넷에서 새총과 쇠구슬을 샀다"며 "특정 세대를 조준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도 "원한 관계가 따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인천 연수경찰서가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60대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32층짜리 한 아파트에서 옆 동 이웃집 3곳을 향해 지름 8㎜짜리 쇠구슬을 쏴 유리창을 잇따라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쇠구슬로 깨진 아파트 유리창. [독자 제공. 인천=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