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7일 '정순신 인사부실 검증 진상조사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자녀의 학력폭력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이 취소된 정순신 변호사를 기폭제 삼아 윤석열 정부의 부실인사에 총공세를 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회 교육위원회와 정보위원회 등도 '정순신 사태'를 따지는 여야 공방장으로 변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순신 인사부실 검증 진상조사 TF 구성을 위한 원내대표-상임위원회 간사단 회의'를 열고, TF 구성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인사 참사에 정면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TF에서 당시 고위직 검사였던 정 변호사가 자녀 학교폭력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학폭 가해자인 정 변호사 자녀의 서울대 입학 과정이 정당했는지, 정 변호사가 인사검증 과정에서 자녀 학교폭력 관련 소송기록을 제출했는지, 검찰 출신들이 장악한 윤석열 정부 인사검증 체계에 허점은 없는지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에 앞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변호사 낙마를 '최악의 인사 참사'라고 규정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인사 검증기능이 완전히 작동 불능상태"라며 "거듭되는 인사 참사에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죄해야 하고, 법무부 장관 역시 인사 검증 실패의 책임을 무겁게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TF를 통해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은 물론 윤석열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 문제를 전면 검토하겠다"며 "인사검증관리단이 법무부 산하에 있기 때문에, 한 장관이 책임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이날 교육위 전체회의에서도 정 변호사 논란 공세를 폈다. 야당 의원들은 정 변호사의 자녀가 학교폭력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았는데도 서울대 정시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경위를 따졌다. 회의에 참석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정시로 입학했더라도 교과 외 영역에서 이런(학교폭력) 징계 기록이 감점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서울대에서 파악이 필요해 보인다"며 "정시에도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꼭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잘 듣겠다"고 답했다.
정보위에 출석한 윤희근 경찰청장은 정 변호사 부실검증 논란에 대해 '경찰은 인사검증 권한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정보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과정에서 경찰청은 인사검증 권한이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며 "검증 결과를 보고 받았을 뿐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학교폭력에 대한 근절대책 마련에 나서며 정순신 논란을 진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육부에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교육부에 지방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학폭 근절 대책을 조속히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사회적으로 제기된 우려와 개선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며 "매년 3월 말 정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올해도) 그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미경·임재섭기자 the13ook@dt.co.kr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유기홍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