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 부국장 겸 정치정책부장
![[이재창 칼럼] 관치 논란과 자유라는 보수의 가치](http://contents.dt.co.kr/images/202302/2023022702102269032001[1].jpg "[이재창 칼럼] 관치 논란과 자유라는 보수의 가치")
문재인 정부가 진보정권인 이유는 평등의 가치를 국정 기조로 삼아서다. 평등 원리로 문재인 정권의 모든 정책은 설명이 된다. 특목고와 외국어고 폐지를 통한 고교 평준화 교육, 국민 100% 지원금으로 대표되는 보편적 복지, 대기업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재벌정책 등 모든 정책의 출발점은 평등원리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려면 그만큼 정부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사회 각 분야의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일일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진보정권이 큰 정부로 귀결되는 건 필연적이다. 검증이 안된 소득주도성장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은 출발점도 바로 평등원리다. 문재인 정권은 교육부터 복지, 부동산 정책에 이르기까지 시장에 사사건건 개입했다. 정권의 힘으로 시장을 이기려 했다. 문재인 정권이 실패한 이유다.
윤석열 정부는 보수정권이다. 자유가 국정운영의 대원칙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자유를 강조한다. 보수의 국정운영 원리는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성장과 발전이다. 바로 자유시장경제다. 재벌 개혁과 증세, 교육 평준화, 보편적 복지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을 다 뒤집는 배경엔 자유의 가치가 자리한다. 이들 정책은 한결같이 자유로운 경쟁이라는 자유의 가치에 반한다.
자유로운 경쟁은 시장원리다. 정부의 정책도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가 지배한다. 자연스럽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일은 별로 없다. 보수정권이 진보정권과는 달리 작은 정부로 가는 이유다.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남북관계와 외교는 보편적인 가치는 아니다. 남북 분단 70년의 산물이다. 이젠 보수와 진보의 중요한 차별 포인트가 됐다. 남북관계에서 진보는 대화를 통한 평화 우선주의에 집착한다. 평화를 앞세워 굴욕적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저자세로 남북대화를 추구한다. 끊임없는 도발에도 재제에는 별 관심이 없다. 문재인 정권의 행태가 그랬다. 보수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화를 추구한다. 실익 없는 대화보다는 제재를 통한 평화가 기본 기조다. 북한의 도발에는 제재를 서슴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강력한 대북 제재 원칙에 보수의 기조가 그대로 담겨있다.
외교정책에서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기준점은 한미동맹의 강도다. 모두 한미동맹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보수는 한미동맹이 알파요 오메가다. 외교 정책의 출발점이 한미동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보는 한미동맹을 강조하지만 기본 토대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자주 외교다. 외교라인은 동맹파와 자주파로 극명하게 갈린다. 보수가 집권하면 동맹파가 득세하고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자주파가 요직을 차지한다.
이렇다 보니 정권교체 때마다 전 정권 지우기가 일상화 됐다. 주요 정책이 모두 뒤집히는 상황이 되풀이 된다. 정책의 연속성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건 기본 가치조차 무시하는 행태다. 표논리에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한다. 박근혜 정부가 전면에 내세운 경제민주화는 보수의 가치가 아니다. 재벌개혁을 의미하는 진보의 전유물이다. 선거 승리를 위해 자유의 가치를 저버린 것이다.
윤석열 정부서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졌다. 통신의 과점체제 해소도 압박하고 있다. 민간시장 개입이라는 점에서 자유의 가치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대통령실은 "공정한 경쟁 없이 시장 질서를 지배하는 독과점 체제는 자유시장경제의 걸림돌로 이를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한다. 비정상의 정상화로 자유의 가치에 반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정부서 자유경쟁 체제를 만들지 못한 게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맞는 얘기지만 관치와 시장 정상화는 백지 한 장 차라는 걸 유념할 필요가 있다. 선을 넘으면 관치라는 과거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자유라는 보수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부국장 겸 정치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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