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분양 조합원 소송에 급제동
청담삼익은 20년만에 일반분양
청담삼익은 20년만에 일반분양
오는 3월 중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었던 서울 한남뉴타운3구역 재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현재 한남3구역조합과 관련한 10여건의 소송이 진행 중인데, 이 중 법원이 상가분양을 신청한 조합원들이 제기한 관리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들이 합의를 못하면 최소 6개월 넘게 사업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3구역은 용산구 한남·보광동 일대 38만6400㎡에 아파트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를 짓는 재개발 사업으로 한남뉴타운 중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현장으로 알려졌다.
총 사업비만 8조3000억원으로, 역대 재개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았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7부는 지난 17일 한남3구역 조합원 11인이 제기한 '총회결의효력정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이 건의 본안 소송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관리처분계획(안)의 일부 사안 효력이 정지됐다.
용산구청은 한남3구역 조합이 지난해 7월 15일 임시총회를 통해 수립한 관리처분계획(안)을 검토해 오는 3~4월 중 인가를 낼 예정이었다. 조합은 올해 상반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으면 연내 이주를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일부 상가조합원들이 해당 관리처분계획 상 명시된 조합원 대상 근린생활시설(상가) 추정분양가 수준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조합원이 분양받는 근린생활시설 분양가는 1㎡ 당 약 2051만원으로 일반분양가(약 904만원)보다 2배 이상 높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이에 재판부는 조합원 분양가격이 처음 안내보다 높게 책정됐고 이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원고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번 법원 결정이 17일 저녁에야 나왔으며, 조합은 당일과 주말에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자문변호사와 감정평가업체, 정비업체 등과 함께 내용 파악과 원인분석,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조합 측은 "이번 결정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 즉각 이의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의신청 절차에 따른 결과가 나오려면 대략 2~4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이번 가처분 일부 인용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구청 담당자들과의 논의는 물론 법적대응을 위한 전략 회의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합의를 위해 소송을 추진한 이들과의 대화 채널도 열 계획이다.
본안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오는 24일 개최될 예정이다. 조합이 합의를 통해 내용 조정 선에서 해결한다면 사업지연은 2~4개월에 그치겠지만, 합의에 닿지 못해 관리처분총회를 다시 열어야한다면 최소 6개월 이상 사업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 사업이 상가 조합원과의 마찰로 지연되는 경우는 적지 않다. 조만간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인 강남구 청담삼익도 상가소유주들과 소송이 길어지면서 이주 절차가 예정보다 2년 이상 지연됐다. 이 여파로 일반분양은 2003년 9월 조합 설립 이후 20년 만에야 진행될 예정이다.
한남3구역과 보광로를 마주보고 있는 한남4구역도 한남뉴타운 다른 구역 대비 상가조합원이 많은 편이다.
2018년 11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던 한남4구역은 현재 건축심의를 앞두고 있으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시공사 선정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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