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집주인들 진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국내 대형 로펌에 근무한다는 변호사 A씨는 "이사 한번 하려는데 환장파티다. 도대체 (집주인은) 왜 이렇게들 이악스럽고 비겁한 거냐"라고 썼다.
A씨는 최근 살던 집이 계약 만료돼 다른 집으로 이사하려고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집주인이 더 좋은 세입자를 구할 때까지 전세금을 못 돌려준다고 통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승장에서도 비교적 싼 가격에 지낸 걸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했다.
A씨는 집주인에게 변호사라는 것을 알리고 "보증금 반환은 의무이고 불이행하면 임차권 등기하겠다"고 했더니 혼비백산하면서 세입자를 구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가 새로 이사 가는 집에도 문제가 있었다.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하고 명도 소송을 진행 중인 걸 숨기고 A씨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A씨는 "(집주인은) 이사 2주 전이 돼서야 상황을 해결할 때까지 우선 자기가 마련한 다른 장소에서 지내라고 중개인을 통해서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명함 주면서 사기죄로 고소한다고 하니 읍소하며 전화가 왔다. 중개사는 자기한테 불똥 튈까 봐 숨었다"고 부연했다.
A씨는 "자식뻘이 사회 막 나와서 집 구하겠다고 알아보러 오면 좀 잘 챙겨주고, 잘해주고 싶고 그런 마음은 안 드나? 그저 '어린 호구' 취급하면서도 되지도 않게 가르치려 들고 벗겨 먹으려고만 든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A씨는 변호사인 거 티 내고 싶지 않고 유세도 떨지 않으려 했는데 집주인들이 상황을 극단적으로 만든다고 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하필 변호사한테 딱 걸렸네", "속이 시원하다", "악덕 집주인들 제대로 임자 만났네"라며 A씨를 칭찬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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