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국세청, 외화 빼돌린 역외탈세자 적발…53명 세무조사 착수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국내법인 A사는 해외관계사로부터 제품을 수입하고 상표권자인 모회사에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해오다, 국내 이익이 급증하자 모회사에 사용료 지급을 하지 않고 해외관계사로부터 고가에 제품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변경했다.

거래의 실질적인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으나 법적 형식이 변경돼 A사의 소득은 국외로 이전되고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A사가 지불하던 사용료 원천징수 세액이 발생하지 않아 법인세가 크게 줄었다. 국세청은 이같이 고금리, 고환율 상황에서 국부 유출 구조를 고착화하고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역외탈세 혐의를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자는 법인의 외화자금을 유출하고 사적으로 사용한 24명과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인 무형자산을 부당 이전한 16명, 다국적기업의 국내이익을 편법 반출한 13명 등 총 53명이다. 이들은 국내 자금이나 소득을 국외로 부당 이전하거나, 국내로 반입해야 할 소득을 해외현지에서 빼돌린 혐의 등이 확인됐다. 국세청은 일부 기업·사주가 반사회적인 역외탈세로 환율안정 방어수단인 외화자금을 빼돌리며 원화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대상자 중에서는 현지법인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않거나 국외 차명주주의 주식을 취득하기 위해 자금을 반출한 후 사주 일가가 사적으로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사업기능이 없는 해외 중간지주사나 실체가 없는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와의 외주거래(off-shoring)를 가공 계상해 법인자금을 유출한 경우도 포착됐다. 사주가 법인의 국외용역 대가를 신고하지 않고 부당 수취한 뒤 해외체재비, 유학비, 원정도박 등에 사적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울러 '코로나 특수'로 얻은 국내 자회사 이익을 부당하게 해외로 보내거나 사업구조를 인위적으로 바꿔 탈세한 다국적기업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세청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기업들이 환위험, 물류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역외탈세자들이 외화자금을 빼돌려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했다. 오호선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번 조사에서 외환 송금내역, 수출입 통관자료, 해외투자 명세를 철저히 검증하고 세법과 조세조약에 따라 법인 사주를 비롯해 관련인들까지 포렌식, 금융거래조사, 과세당국 간 정보교환 등을 통해 끝까지 추적해 과세하겠다"며 "조세포탈 혐의가 확인되면 범칙조사를 통해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강민성기자 kms@dt.co.kr
국세청, 외화 빼돌린 역외탈세자 적발…53명 세무조사 착수
오호선 국세청 조사국장이 23일 세종시 국세청 정부세종청사에서 외화자금을 빼돌리고 국부유출을 고착화하는 역외탈세자 53명에 대한 세무조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