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술진흥법 개정 내년 시행
벌점산정 방식 '합산'으로 변경
DL이앤씨·HDC현산도 부과될듯
업계 "경각심 공감하지만 개선을"
벌점산정 방식 '합산'으로 변경
DL이앤씨·HDC현산도 부과될듯
업계 "경각심 공감하지만 개선을"
일부 개정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의 시행 한 달을 앞두고 건설사 주택사업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벌점산정 방식을 기존 '평균'에서 '합산'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최근 2년 새 한 건의 사고만 발생해도 선분양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20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20위 내 건설사 중 2021년 상반기부터 2022년 하반기까지 1점 이상의 벌점을 받은 대형 건설사는 총 11곳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한화건설, 금호건설,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중흥토건, 계룡건설 등이다. 여기에 최근 사고가 발생해 아직 벌점이 반영되지 않은 HDC현대산업개발과 5개 분기 연속 사망사고가 발생한 DL이앤씨도 벌점을 받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다만, 기존 벌점 부과 시점에 따라 벌점을 적용하던 것이 현장 점검 시점으로 바뀌면서 현재 공개된 시점과 실제 내년부터 적용되는 벌점은 달라질 수 있다.
기존 국토부의 벌점관리 기준은 건설사가 2년간 받은 평균 벌점의 합계를 2로 나눈 값을 최종 벌점으로 적용했다. 하지만 내년 1월 1일부터는 '누계 합산' 방식이 적용돼 벌점 기준이 강화된다. 벌점에 따라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감점, 공공사업 입찰 제한, 선분양 제한 등의 불이익이 발생한다.
특히 선분양 제한은 합산 벌점이 1점만 넘어도 불이익을 받는다. 1~3점은 골조공사가 3분의 1 이상 완료된 시점부터 분양이 가능하고, 3~5점은 3분의 2, 5~10점 골조공사 80% 이상이 돼야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10점이 넘을 경우 사용검사(준공)를 마친 뒤에야 분양이 가능해 기존 후분양(골조공사 60~80% 시점에 분양하는 방식)보다도 공급 시기가 늦춰진다.
문제는 현재 건설사들이 주택을 공급할 때 선분양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는 점이다. 최초 사업비를 투입한 이후 분양을 통해 받은 계약금, 중도금 등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현재 우리나라 아파트의 80% 이상이 선분양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자금시장이 얼어붙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선분양을 통한 자금 마련까지 여의치 않을 경우 건설사의 주택공급 계획 전체를 수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기준 전체 주택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위 건설사들의 선분양 제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민간의 주택공급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은 좋지만 현장이 많을수록 조건이 불리하고 불이익 부과 기준이 너무 낮은 것은 문제"라며 "현재 건설관련 협회를 통해 정부 측에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