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134곳중 76곳 콘텐츠·IP
필요때마다 M&A형태로 늘어나
분산 투자한 네이버와 다른방식
카카오 콘텐츠 전략변화에 주목
필요때마다 M&A형태로 늘어나
분산 투자한 네이버와 다른방식
카카오 콘텐츠 전략변화에 주목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지난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왜 그렇게 쪼개기 자회사를 만든건가"라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카카오에서 직접적으로 1차 계열사를 만들고 그 뒤에 그 계열사가 필요한 회사를 M&A하거나 투자하는 과정에서 좀더 빠르게 늘어났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를 집중적으로 다룬 이날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카카오가 그간 성장에만 집중해 왔던 게 아니냐고 공격했다.
그러나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의 속성상 불가피한 일이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센터장은 "약 80개는 작은 스튜디오 같은 회사로, 필요한 IP(지식재산권) 회사를 인수한 것으로 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삼고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김 센터장의 발언은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려다 보니 소규모 스튜디오 등을 적극적으로 인수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카카오는 M&A를 통해 콘텐츠 생태계를 키우는 동시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의 134개 계열사 중 글로벌 IP(지식재산권) 및 문화 생태계 관련 계열사는 76개로 전체의 56.7%에 이른다. 굵직한 M&A를 성사시키며 덩치를 불리는 동시에 자체 슈퍼 IP를 확보해 세를 키워나가는 전략이다. 웹툰·음악 등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을 합병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웹툰 제작사 넥스트레벨스튜디오, 가수 아이유 소속사인 이담엔터테인먼트 등의 지분을 취득했다. 카카오가 핵심 미래 전략으로 꼽는 '글로벌 빅테크로의 도약'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강력한 콘텐츠, 슈퍼 IP를 핵심 무기로 장착하려는 의도다.
반면 네이버는 M&A보다는 제작 스튜디오에 소규모 분산 투자를 하며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에이투지, 제이플미디어 등 웹툰·웹소설 제작사에 지분 투자를 했다. 지분 투자와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IP를 확보해 세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총책임자)는 전날 국감에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기술과 해외에 집중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하는 것이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기업의 콘텐츠 사업 전략에 차이가 있는 셈이다.
카카오는 향후 문어발식 확장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일부 정치권과 정부부처를 중심으로는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구조에 대한 규제 방안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콘텐츠 전략에 변화가 생길 지 주목된다. 김 센터장은 "이번 (서비스 먹통) 사태를 카카오가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는 중요한 계기로 삼겠다"며 "문어발 확장, 필요치 않은 투자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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