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은 장영태(사진) 부연구단장(포항공대 교수) 연구팀이 대식세포의 아류형인 'M1 대식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탐지하는 새로운 형광물질 'CDr17'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대식세포는 선천적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로, 외부 물질 침입이나 이물질 축적이 일어날 수 있는 곳에 분포한다. 바이러스 침입 등으로 면역계에 자극이 오면 비활성 대식세포(M0)는 M1과 M2 두 가지 유형으로 활성화된다. M1은 우리 몸에 침입한 외부 물질을 공격하고, M2는 조직 재생을 담당한다. 하지만, 대식세포 중 특정 유형만 선택적으로 탐지하는 기술은 개발되지 않아 대식세포에 의한 질병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M1과 M2 대식세포의 대사 작용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80종의 탄수화물 기반 형광물질로 구성된 라이브러리를 새롭게 구축했다.
이 중 M1 대식세포만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화합물을 찾아내 'CDr17'로 명명했다.
연구팀은 CDr17이 포도당 수용체를 이용해 M1 대식세포에 선택성을 갖고, 포도당 수용체1이 M1에 과발현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CDr17을 활용한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 가능성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유발시킨 실험쥐에 CDr17을 정맥으로 주사한 결과, 15분 만에 질병 부위의 M1 대식세포를 선별할 수 있었고, 류마티스 관절염이 심할수록 CDr17 형광세기가 강해졌다.
장영태 IBS 부연구단장은 "살아있는 생명체에서 비침습적 방식으로 자가면역질환을 빠르고, 정량적으로 진단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결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M1 대식세포와 관련된 염증성 질환 진단과 새로운 약물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지난 11일자)' 온라인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