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견제 또는 제어 반영 분석
중국 주류사회 조선족 영향력 퇴조 반영 가능성도
5년 만에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대표(대의원) 중 조선족의 수가 직전 대회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26일자에 소개된 20차 당 대회(10월 16일 개막) 대표 2296명 가운데 조선족은 김문령, 김혜경, 홍경 씨 등 3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7년 열린 19차 당 대회 때는 조선족 출신 당 대회 대표가 9명이었다.
지린성 창춘의 한 주유소에서 부소장으로 일는 김문령 씨와 톈진 빈하이농상은행에 근무하는 김혜경 씨는 19차 당 대회에 이어 재선됐다. 또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당 위원회 부서기를 맡은 홍경 씨는 이번에 처음 대표로 뽑혔다. 하지만 삼성전자 중국 법인 간부인 이성춘 씨 등 19차 당 대회의 대표였던 나머지 조선족 출신 7명은 이번에 대표로 뽑히지 못했다.
이번 당 대회 대표 중 소수민족 인원 수 자체는 264명(전체의 11.5%·55개 소수민족 중 40개 민족이 대표 배출)으로 19차 당 대회(2287명 중 264명)와 같다. 하지만 조선족 출신 대표 수는 9명에서 3명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10년 전인 18차 당 대회의 5명보다도 적은 수다.
정책적으로 '중화 민족주의'와 '국가 통합'을 강조하는 중국이 소수민족 출신 당 대회 대표의 전체 숫자가 줄이지 않은 것은 중국 공산당이 소수민족들을 의식해 '안배'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조선족 출신 당 대회 대표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중국 주류 사회에서 조선족의 영향력 약화가 반영됐거나,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중에서 조선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견제 또는 제어 의지가 반영됐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인희 한국 동북아역사재단 한중관계사연구소장은 "중국이 소수민족의 당 대회 대표 숫자를 유지한 것은 소수민족의 정서를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본다"면서 "조선족 숫자가 특별히 줄어든 것을 기존 조선족 출신 대표들의 역량 문제 때문으로 봐야할지, 아니면 조선족에 대한 중국 중앙의 제어 차원으로 봐야 할지는 현재로선 판단키 어렵다"고 말했다.
각 지역과 부문별로 선출된 당 대회 대표들은 당대회 기간에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 새 중앙위원 200여 명을 선출하는 한편 중앙위원회와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업무보고 심의, 당장(黨章·당헌) 개정안 등을 처리하게 된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
中 단둥 조선족거리북중접경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압록강변 부근에 위치한 조선족 거리의 2017년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