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개선엔 수천억 예산 투입
냉천 상습 범람에도 관리 외면
재정비 행보에 늑장 대응 비판
직원 함구령 등 내·외부적 시끌
냉천 상습 범람에도 관리 외면
재정비 행보에 늑장 대응 비판
직원 함구령 등 내·외부적 시끌
◇당·정, "냉천 정비 200억원 썼으면 침수 막았을텐데" 비판= 19일 포스코홀딩스 기업시민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작년 현장 안전개선 지원을 위해 8000억원의 안전보건 예산을 집행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 상반기 3조7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정도로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지난해 대규모 안전예산을 집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침수의 원인인 냉천 정비는 정작 무시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포스코가 작년 영업실적이 좋았던 만큼 내부에서 200억~300억원을 들여 재해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보고를 최고 경영진이 묵살했다는 얘기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냉천의 구조적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태풍 예고가 많이 되면서 기업도 사전 준비할 시간이 좀 더 주어졌기 때문에 더 강하게 준비해야 했다는 아쉬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냉천 바닥준설, 불필요한 구조물 제거 등 하천을 재정비해 물길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이 냉천 범람을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 취임 이전부터 냉천 상습 범람…이제서야 "재정비"= 냉천 범람은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이전부터 수시로 발생했다. 냉천은 2016년 태풍 '차바', 2018년 태풍 '콩레이', 2019년 태풍 '타파' 때도 범람해 인근 주민에게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포스코는 이번 사고 발생 이후에서야 "빠른 시일 내에 냉천 바닥준설, 불필요한 구조물 제거 등 하천을 재정비해 물길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이 냉천 범람을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다"며 "향후 태풍, 폭우 등에 대비한 냉천 재정비를 위해 포항시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 등 경영진이 냉천 범람피해를 익히 알고도, '사후약방문'격으로 대처한다는 비판을 받은 이유다.
포스코는 포항시의 냉천 공원화 사업으로 강폭이 좁아져 물길이 막힌 것이 범람의 주 요인이라며 책임을 포항시측에 떠넘기는 듯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여론 단속 의혹도…직원들 불만 글 사라져= 포스코가 무리한 복구 밀어붙이기에 대한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입단속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로 복구작업 직후 포스코 직원들이 직접 올린 불만 글이 블라인드 등에 쇄도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관련 글이 외부로 거의 나오고 있지 않다. 포스코는 임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리고, 내부 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 포스코 직원은 추석 연휴기간의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재 실제상황'이라는 게시글을 올리고 "회장부터 시작해 막무가내로 모여서 회의해놓고 언제까지 어느 공장 살려라 하는 중"이라며 "현장에선 밥도 못먹고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면서 하는데도, 못 따라갈 정도로 공장 가동 기간을 타이트하게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포스코 직원은 "우리가 사흘간 밤낮없이 (일)해서 설비가 돌아갈 정도로 복구했다"며 "물도 안 나와 화장실도 못 쓰고 마실 물도 부족했다. 회장, 사장 그 이하 임원들은 더 빨리 복구하라고 닦달만 하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당·정으로부터 '퇴진 압박' 분위기에 몰리자 지난 17일 포항제철소를 찾아 복구활동에 참여하고, 직원들과 현장에서 도시락을 나누기도 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지난 18일 배포해 눈총을 받았다.장우진·이상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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