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대출금 90% 탕감 특혜
코인 빚 감면 자율·책임 원칙훼손
기초연금 월40만원 인상도 논란
"사회적 신뢰 붕괴 반시장적 정책"
코인 빚 감면 자율·책임 원칙훼손
기초연금 월40만원 인상도 논란
"사회적 신뢰 붕괴 반시장적 정책"
![[일러스트 이코노미] `버티면 해결` 역효과… "개인 투자실패해도 도와주면 누가 빚갚나"](http://contents.dt.co.kr/images/202207/2022071802100363074001[1].jpg "[일러스트 이코노미] `버티면 해결` 역효과… \"개인 투자실패해도 도와주면 누가 빚갚나\"")
◇코인 투자빚 이자까지 감면 = 1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주요 10개 증권사의 '2030 세대' 신용융자 잔액은 2020년 6월 1조9000억원에서 2021년 6월 3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인생 한방'을 노리고 빚을 내 투자하는 청년층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에서 2030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20대 이하 비중은 24%, 30대 이하 비중은 31%에 달했다.
금융위는 "많은 청년들이 저금리 환경에서 재산 형성수단으로 저축 대신 돈을 빌려 주식·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다"면서 "최근 금리상승 여파로 자산가격이 급속히 조정되면서 상당수 투자자가 투자실패 등으로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금융위는 가계대출 중 약 5.0%(93조원)가 금리상승에 따른 상환능력 악화가 우려되는 부실위험 대출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이 악화될 경우 생계곤란 및 불법사금융 노출 등 사회문제화가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주식·코인 등 투자로 손실을 입은 만 34세 이하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이자를 30~50% 감면하고, 원금 상황유예 기간 중 이자율을 3.25%로 내려주기로 했다. 이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1인당 연간 141만~263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책임에 따라 이뤄진 투자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것으로 격렬한 비판이 일고 있다. 청년층의 표를 감안한 전형적인 선심성 정책 아니냐는 것이다.
◇법원도 주식·가상화폐 투자 실패자 개인회생 수용 = 이에 앞서 법원이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 실패를 겪은 채무자를 위해 마련한 지원 방안도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일으켰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개인회생 절차 관련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 실무준칙 조항을 새로 만들고, 지난 1일부터 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가상화폐나 주식 투자 손실금은 채무자 재산 총액에 포함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개인회생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갚아야 할 변제금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빚을 내서 투자한 뒤 큰 손실을 입어도 회생 절차를 신청하는 모럴 해저드가 만연해질 수 있는 것이다. 법원이 '빚투'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무리는 아니다.
기존에는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돈을 잃은 이들이 개인회생 절차를 신청하면 손실액까지 보유재산으로 봤다.
◇기초연금도 마찬가지 = 결은 다르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기초연금 월 40만원 인상도 도덕적 해이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까지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현행 30만 7500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개편과 연계해 인상한다는 계획인데, 성실히 국민연금을 납부한 가입자와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기초연금은 저소득 노년층을 위한 복지제도인데, 소득이 하위 70%에 속해도 국민연금 수급액에 따라 기초연금이 많게는 50%까지 연계감액된다. 결국 기초연금 지급액이 올라갈수록 국민연금 수령액이 줄어들어 국민연금을 낼 동기는 약화되는 셈이다.
실제로 혼자 살면 월 40만원, 부부가 함께 받는다면 월 64만원(20% 감액)을 기초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데, 지난 3월 기준 국민연금의 평균 연금액은 57만5418원으로 기초연금보다 낮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구조에서 기초연금 지급액이 올라갈수록 성실하게 국민연급을 납입할 유인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내가 안내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 사실상의 모럴 해저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정부는 청년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도덕적 해이 지적은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문제이지만 심사·운영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문제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2030뿐만 아니라 이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사회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금융시스템으로 개인의 채무를 흡수하자는 것인데 이는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반시장 정책"이라며 "가계부채의 절반이 주택담보대출이며 이를 취약차주로 볼 수 없다. 투자해 이익이 나면 본인 것이고, 손실이 나면 국가가 보장해줘야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일러스트 이코노미] `버티면 해결` 역효과… "개인 투자실패해도 도와주면 누가 빚갚나"](http://contents.dt.co.kr/images/202207/2022071802100363074001[2].jpg "[일러스트 이코노미] `버티면 해결` 역효과… \"개인 투자실패해도 도와주면 누가 빚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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