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왜 화교 경제권인가](http://contents.dt.co.kr/images/202206/2022062202102369061002[1].jpg "[논설실의 서가] 왜 화교 경제권인가")
조은상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베트남 독립의 아버지 호찌민, 싱가포르의 리콴유 초대 총리, 캄보디아 초대 대통령 론 놀에겐 공통점이 있다. 모두 화교(華橋)다. 화교는 중국계 이주민을 뜻한다. 유대인에 필적하는 유일한 집단이 화교다. 현재 전세계 화교 수는 약 5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축적한 자본은 2조5000억달러에 육박한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이고 한국의 GDP보다는 조금 많다.
화교는 동남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화교 자본은 이들 지역의 산업 비율 중 적게는 50%, 많게는 80%까지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화교 차별정책'으로 화교 자본이 성장할 수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때 10만여명에 달했던 한국 화교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화교 탄압정책 등을 겪으며 현재는 3만여명만이 남아 있다.
화교와 화교 자본의 위력이 막강해진 때는 1980년대 이후다.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외국계 다국적 기업이 홍콩·타이완·싱가포르 등 화교 자본과 손잡고 우회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초기의 화교 자본이 3D산업에 종사한 것과 달리 최근에는 첨단기술 산업 등 세계경제의 주류에까지 빠르게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 3분의 1이 중국계일 정도로 화교의 역할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경제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면서 중화경제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소중화'(小中華) 경제권에서부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을 포함한 '대중화'(大中華) 경제권까지 중화경제권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책은 화교의 활약상, 그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화교 자본의 역사 등을 알아본다. 인도네시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미국의 화교를 중심으로 전 세계 화교 경제권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화교를 과소·과대 평가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화교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찾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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