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김창기 국세청장을 청문회 없이 14일 임명한 데 이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의 감사를 맡았던 유병호(55·사진) 감사연구원장을 감사원 감사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이날 발탁됐다. 국장급인 유 원장이 차관급인 사무총장으로 승진 발탁됨에 따라 국장 서열보다 높은 사무 1,2차장 등이 용퇴할 것으로 점쳐지는 등 감사원에도 법무부와 검찰처럼 인사 회오리가 불 전망이다.
감사원의 경우 문재인 정부 말기인 지난해 9월 최재형 원장이 중도사퇴로 공석인 원장에 내부 출신인 최재해 원장이 임명됐다. 최 원장의 임기(4년)가 헌법상 보장된 오는 2025년까지여서,임기가 2027년까지인 윤석열 대통령으로선 '감사원 2인자'인 사무총장 발탁인사를 통해 감사원을 장악했다.
신임 유 총장은 이번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다. 2020년 4월 공공기관감사국장직에 부임해 당시 진행 중이던 월성원전 감사를 주도했고, 같은 해 10월 감사를 마무리했다.지난 1월 비감사 부서인 감사연구원장으로 좌천된 지 5개월만에 영전해 복귀했다.
감사원은 "신임 총장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 감사 때 조직적인 감사 증거 은폐 등 관계 기관의 감사 방해에도 경제성이 졸속으로 평가돼 조기폐쇄 결정됐다는 것을 밝혀 원칙주의자로서의 강직한 면모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대아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행정고시 (38회) 출신이다.
윤 정부는 권력·사정기관의 기관장들을 파격 발탁해 인사를 쇄신하는 식으로 조직을 장악하고 있다. 검사장급에서 발탁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조직을 떠났다가 재중용된 김창기 국세청장,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대표적이다. 조만간 단행될 검찰총장, 경찰청장, 공정거래위원장도 비슷한 방식을 따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창룡 현 경찰청장의 임기가 7월 23일이며 차기 경찰청장으로 윤희근 경찰청 차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경찰청장 후보는 신설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검증 대상 '1호'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부활을 놓고도 경찰 내부에서 불만이 표출되는 분위기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