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화물연대 협상 끝내 결렬
핵심쟁점 안전운임제 이견 못좁혀
장기화 조짐… 눈덩이 피해 우려
핵심쟁점 안전운임제 이견 못좁혀
장기화 조짐… 눈덩이 피해 우려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 `애매한 중재자`에 갇힌 정부… 업계 "어떻게 기업 자율로 푸나"](http://contents.dt.co.kr/images/202206/2022061402100332781001[1].jpg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 `애매한 중재자`에 갇힌 정부… 업계 \"어떻게 기업 자율로 푸나\"")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13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쌓여있는 컨테이너 옆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 있다.
의왕=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다각도로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지만, 정부여당이 '중재자'라는 애매한 입장을 고수하는 한 화물연대와 이견을 좁히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지난 9일 화물연대와 첫 대화를 시작한 뒤 지난 12일까지 나흘 동안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지만 의견 접근에 실패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의 일몰제 폐지 등 쟁점사안에 대한 협상이 무산된 뒤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국토부에서 제시한 대로 국민의힘, 화주단체를 포함해 '안전운임제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품목 확대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을 약속한다'는 잠정안에 합의했다"며 "그러나 최종 타결 직전 국민의힘이 돌연 잠정 합의를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부는 화물연대와의 대화를 통해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고,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질 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국토부는 '국토부-화물연대' 간 공동성명서로 바꿔서 추진할 것을 요구했고, 교섭은 최종 결렬됐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국토부는 이후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합의를 번복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는 화물연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부인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총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산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용산 청사 출근길에서 화물연대 파업 사태와 관련, "정부가 법과 원칙, 그 다음에 중립성을 가져야만 노사가 자율적으로 자기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역량이 축적돼나간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안전운임제의 일몰제 폐지의 경우 법 개정 사안인데, 이를 기업이 어떻게 자율적으로 풀어낼 수 있느냐는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화물연대가 표면적으로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무 대화에서는 일부 사안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화물연대는 애초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전종목·전차종 확대를 요구하던 것에서 한발짝 물러나 일부 차종·품목으로 확대를 요구하고 있고, 국토부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우리는 협상 당사자가 아니다. 협상 당사자는 화물연대와 화주이고, 정부가 중재를 하는 것"이라며 "안전운임제 같은 경우 입법사항이니 (국회로) 넘어올 땐 우리가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운임제가 결국 화물노동자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제에 가까운 거 아니겠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 열어놓고 계속 논의해야 된다"며 "일몰제 폐지를 하면 사실 영구입법화되는 것이라서 좀 더 논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에 포스코 포항제철소 일부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서산 석유화학단지에서 역시 일부 공장에서 조업 중단을 결정했다. 시멘트 반출이 막히면서 건설현장에서는 레미콘, 철근 부족으로 작업을 중단해야 할 상황에 처했고, 사료와 자동차용 수소충전소 등도 공급중단 상황이 길어지면서 위기에 몰렸다.
한편 경찰은 지난 7일간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를 한 혐의로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 총 44명을 현행범 체포하고 그중 2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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