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흑색선전 등 엄격 금지"
비이재명계 비난용 은어 논란에
강한 언어로 계파갈등 진화 나서
8월 전대 전 불협화음 해소 미지수
비이재명계 비난용 은어 논란에
강한 언어로 계파갈등 진화 나서
8월 전대 전 불협화음 해소 미지수
수박은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의미로, 이 의원측 지지자가 비명계 의원들을 비난할 때 쓰는 은어다. 최근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과 친명계인 김남국 의원 간 벌어진 페이스북 설전에서 해당 단어를 고리로 '조롱 논란'이 벌어지자, 우 위원장이 진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우 위원장의 이번 경고를 계기로 계파 간 갈등이 점차 해소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거에) 진 당이 남을 탓하고, 상대 계파의 책임만 강조하는 방식으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수박'이란 표현을 두고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것"이라며 "같은 당인데 어떻게 그렇게 공격할 수가 있나"라고 했다. 이어 "심지어 당 대표를 한 분에게도 수박이라고 한 분도 있는데 자기 모순 아닌가"라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제가) 원내대표를 할 때도 쓸데없는 발언을 하는 의원들 가만히 두지 않았다"며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를 쓰기 시작하면 비대위가 정리하기 매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발언을) 감시하고 억압하지 않겠지만, 당에 해가 되는 발언을 (보면) 국민이 뭐라고 하겠나"라며 "국회의원 수준이 떨어진다고 할 테니 공개적으로 경고하겠다"고 했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한 후에도 당내 갈등이 지속되자, 상대 계파를 향한 혐오 표현부터 자제하는 게 문제해결의 출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 위원장은 "지난 2015년 가장 계파갈등이 격렬했던 때와 비교해보면 (지금은) 크지 않다고 본다. 그 땐 분당된 나쁜 경험도 있다"며 "그러다 2016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전 의원이 단합해 대통령 탄핵 국면에 돌입했다. 계파 갈등을 건강한 토론으로 전환시킬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팬덤 문화에 대해 당이 건강하게 토론도 해보고, 당원들 의견도 들어보겠다"고 했다. 지난 2016년 탄핵 국면 때 민주당 원내 대표를 지내면서 계파 갈등을 중재했던 경험을 내세우며,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계파 갈등 수습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보진 않고 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 위원장이 당내 쇄신 의지를 강력히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으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칙론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8월 전당대회까지가 우 위원장 임기이기 때문에 어떤 조치를 강하게 할 시간이 없다"며 "그 때까지 각 계파에서 김부겸, 이재명 등 많은 인물들을 내세우며 끊임없이 불협화음을 낼 것이고,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실효성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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