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셔츠'로 불리던 냉감 의류가 MZ세대의 선택을 받고 있다. 무더위에 데워진 체온을 낮춰 주는 기능성은 물론 디자인도 한층 개선되며 등산복뿐만 아니라 일상복·비즈니스 캐주얼로 영역을 확대하며 '여름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에는 5월 중순부터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시작되며 평년보다 빠른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신세계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자주(JAJU)가 선보인 냉감의류 '자주 에어'는 지난달 매출이 전년 대비 168% 급증했다. 보통 냉감 의류 매출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6월부터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빠르게 더운 날씨가 찾아오면서 매출 상승세도 3주가량 당겨졌다.
자주는 그간 여름 침구와 라운지웨어, 속옷 등으로 선보였던 냉감의류 시리즈를 올해 티셔츠와 원피스, 레깅스까지 확장했다.
이랜드의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스파오는 여름철 비즈니스룩의 핵심 아이템인 재킷에 냉감소재를 적용한 '쿨 베이직 재킷'과 '폴로 카라 반팔 니트' 등을 선보이며 데일리 웨어에 집중됐던 '쿨테크' 상품군을 비즈니스 캐주얼까지 확대했다.
네파도 자체 냉감라인 '아이스콜드' 신제품을 내놨다. 특히 착용 즉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네파 아이스', 흡습속건 소재의 '네파 드라이', PCM 소재를 적용해 쿨링 효과와 쾌적함을 극대화한 '네파 듀얼' 등으로 라인업을 세분화한 것이 눈에 띈다. 무신사도 PB(자체 브랜드) '스탠다드'에서 냉감의류 '쿨탠다드'를 선보였고 프로스펙스도 냉감 가공 및 땀과 열기 배출이 쉬운 메쉬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해 쿨링 기능을 높인 '원더 쿨 티셔츠' 라인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그간 냉감의류 카테고리가 흡수성·속건성 등 기능성에만 초점을 맞춰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컬러, 핏 등 디자인 요소까지 강화하며 실속을 찾는 MZ세대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많았던 지난 2년과 달리 야외활동이 늘면서 모처럼 '더운 여름'을 느낀 소비자들이 냉감 의류를 더 많이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주요 패션 브랜드들도 아이유·수지·박서준·노제 등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스타를 기용해 '쿨링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K2는 수지와 박서준을 모델로 내세우고 초냉감 아이스 나일론 원사를 사용해 기능성을 강화한 '코드10' 시리즈를 출시하며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실제 4~5월 냉감 팬츠 매출이 전년 대비 330% 증가하며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블랙야크는 '국민 가수' 아이유를 앞세워 기능성은 물론 친환경까지 잡은 '착한 티셔츠'라는 콘셉트를 강조했다. 아이더는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에서 주가를 올린 노제를 모델로 선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로 운동복으로 입던 냉감 소재 의류가 최근에는 일상복, 비즈니스복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는 야외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냉감 의류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