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개최시간 바꾸며 공포
"임기내 제 식구만 챙겼다" 비판
文정부 수사 오히려 강해질수도
"임기내 제 식구만 챙겼다" 비판
文정부 수사 오히려 강해질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이날 오전 국회 본회를 통과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국무회의 개최 시간까지 바꿔 최종 공포했다.
70년 형사사법 체계를 단 3주만에 입법부터 공포까지 마치자, 정치권은 물론 검찰·시민단체까지 국민적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의 세 결집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임기 종료까지 제 식구만 챙겼다'는 비판 속에 만만찮은 후폭풍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을 의결한 것과 관련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화려한 마무리는 역사에 기록돼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위장 탈당'으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 한 점, 회기 쪼개기로 검수완박을 단독 강행 처리한 것,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 연기를 연기해 당일 오전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을 6시간도 되기 전에 바로 공포한 것 등을 짚으면서 "하다못해 검찰청법에 찬성한 정의당마저도 오늘 형사소송법 개정에는 모두 기권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국무회의에 들어갔던 야권 인사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줄 것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공개하면서 "국회에서 비상식적 절차와 탈법적 꼼수를 통해 올라온 법안을 국무회의에서조차 바로잡히지 않고 개탄스럽게도 결국 통과되고 말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지난 5년간 검찰개혁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해 무엇을 하다가 정권이 이양되는 이 시기에 와서야 회기 쪼개기와 꼼수 탈당을 통해 시간에 쫓겨가며 법 개정안을 처리하는지, 많은 국민이 의심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대통령이 그동안 한결같이 강조해오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상기해달라"고 말했다.
검찰에서도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국회는 물론 정부에서조차 심도 깊은 토론과 숙의 과정을 외면하는 등 법률 개정의 전 과정에서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이 준수되지 않아 참담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보수성향 대학생 단체인 신 전국대학생협의회도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정치인의 원한과 안위 때문에 국민의 삶을 파탄 내지 말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의원을 고발했던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도 비슷한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처럼 검수완박 법안 의결에 대한 냉담한 반응이 확인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여론에 악영향을 주면서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수사가 오히려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앞으로 검수완박 강행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정국 블랙홀이 될 것이고, 지방선거에서도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며칠 사이의 변화를 보면 알겠지만 경기도 민심도 확 뒤집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못하게 하면 과연 경찰은 안 할 것 같냐"며 "경찰총장을 비롯해 인사권은 윤석열 정부에 있으니 그야말로 적폐청산을 안 할 수가 없을 것이고, 윤 정부 입장에서는 얼마나 공명정대하게 적폐청산을 하느냐가 남아 있는 숙제"라고 말했다.
임재섭·한기호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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