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내 아웃링크 결제 금지' 공지
인앱 결제 내 제3자 결제만 허용
'구글 갑질 방지법'의 취지 훼손
'인앱 결제'보다 겨우 4%P 낮아
PG·카드수수료 더하면 부담↑
인앱 결제 내 제3자 결제만 허용
'구글 갑질 방지법'의 취지 훼손
'인앱 결제'보다 겨우 4%P 낮아
PG·카드수수료 더하면 부담↑
22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앱 내 아웃링크 결제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공지를 내놨다. 구글은 "개발자가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을 앱에서 삭제해야 한다"며 "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못한 개발자는 4월 1일부터 앱 업데이트를 제출할 수 없고, 6월 1일부터는 구글 플레이에서 모두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아웃링크를 통한 웹 결제를 허용하지 않고 인앱 결제 또는 인앱 결제 내 제3자 결제만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구글의 이번 정책은 국내에서 시행 중인 구글 갑질 방지법의 취지를 훼손한다. 구글 갑질 방지법은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 결제 강제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국회를 통과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법안을 준수하겠다던 구글과 애플이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면서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이다. 구글은 앱 안에서 아웃링크 결제를 선택할 수 없도록 했고 애플은 방송통신위원회에 구체적인 법 이행방안도 내놓지 않았다. 구글이 제시한 인앱 결제 내 제3자 결제를 이용할 경우에도 인앱 결제보다 겨우 4%포인트 낮은 6~26%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해 PG(전자결제대행업체)·카드 수수료까지 더하면 오히려 부담이 늘어난다는 게 콘텐츠·인터넷 업계 입장이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장은 "앱 마켓 사업자들의 행태는 법의 눈치도 보지 않고 두려울 것이 없는 모습으로 더 이상 꼼수라고 표현할 수 없으며 꼼수라는 표현 자체가 모순적인 상황"이라면서 "지난 1년 6개월간의 노력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고 토로했다.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 역시 "설마설마했는데 법을 뛰어넘은 앱 마켓 사업자들을 보면 힘이 빠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방통위가 후속 조치로 마련한 시행령이 금지행위 유형을 구체화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앱 마켓 사업자들이 자의적인 법적 해석으로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사전에 예측이 됐던 부분"이라며 "규제 당국이 시급하고 강력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앱 마켓 사업자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구글은 모바일 생태계를 자신들이 만든 울타리 안으로 가두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구글은 대한민국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앱과 콘텐츠를 만들고, 그 콘텐츠를 서로 즐기고, 그에 따른 대가와 보상이 이뤄지던 공정하고 자유로운 모바일 생태계를 현상 그대로 유지하자는 법 개정 취지를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조 의원은 이어 "방통위도 시행령과 고시 발표만으로 할 일이 끝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법령을 공공연하게 무시하고 있는 현상을 눈앞에 두고도 손 놓고 있으면 직무 유기나 마찬가지로 서둘러 조사하고 유권해석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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