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수급 우려에 '2025년 가동 중단계획' 미루기로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최근 지어진 원자로 2기의 수명을 10년 연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 대해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시기에 확실성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는 이에 앞서 2025년까지 모든 원자로 가동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2003년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1039㎿(메가와트) 규모의 둘(Doel) 4호기와 티앙주(Tihange) 3호기(1038㎿)의 수명이 길어지게 됐다. 이들 원전은 1985년부터 가동 중이다. 벨기에 원자력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한다.
벨기에는 지금까지 주요 전력원을 원전에서 천연가스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목을 잡았다. 최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올해 중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의 3분의 2를 줄이고 2030년까지 수입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를 계기로 탈원전 흐름이 두드러졌으나 기후변화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이 가운데 일부 반대 목소리에도 EU 집행위원회(EC)는 지난달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친화적인 녹색분류체계로 분류하는 규정안을 확정해 발의했다.
유럽 각국의 원전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핀란드는 유럽 지역에서 약 15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했다. 핀란드 남서부 유라요키에 위치한 올킬루오토 3호기(OL3)는 이번 주 전력 시험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7월 말까지 전력 생산을 최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OL3가 완전 가동되면 핀란드 전력 수요의 14%를 담당하게 된다. 러시아·스웨덴·노르웨이에서 전력을 수입할 수요가 감소하는 것이다. 프랑스와 영국도 친원전 정책을 펴고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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