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임기를 불과 한달여 남겨놓은 문재인 정부가 '낙하산 알박기' 인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임기 마지막까지 내편 챙겨주기 위한 보은성 인사를 고집하는 건 대통령직에 주어진 공적 권한을 '사적 목적'으로 남용하는 것에 다름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5년 전 문재인 정부는 권력 잡기 무섭게 공무원들 줄 세우고 전 정권 인사에 대해서는 부역자, 적폐 몰이를 하고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완전한 점령군이었다"며 "캠코더(캠프·코드·더민주) 인사, 친 민주당 시민사회단체, 운동권 인사 챙기기에만 열을 올렸다. 전문성은 애초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기가 불과 1개여밖에 남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2년·3년·4년짜리 직위에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낡은 문재인 정부의 철학에 따라 인물을 임명하겠다는 발상은 국민들의 뜻을 정면으로 거역하는 오만한 행동"이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당선인-대통령 회동 불발 원인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 지금 정권 임기 말에 이루어지는 소위 낙하산 인사 문제 이런 게 조율이 안 됐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전에 (회동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당선인 측의 대단한 무례함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대단히 무례가 있었고, 점령군 행세하는 모습 때문에 불발된 것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측근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사면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교환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을 공개 언급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비대위원장은 "(회동에) 들어가기도 전에 여론몰이로 사면을 압박하는 모양새였고, 모든 인사를 중지하고 당선인과 협의해서 하자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었다"며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대한 명백한 침해다. 일방통행식 자세"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공공기관장 인사권 관련 "대통령에게 인사권 (행사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현행법을 어기라는 것과 마찬가지 주문이기 때문에 대단히 무리하다"며 "현직 대통령이 임명한 공공기관장을 정리하라는 주장도 과도하다"고 밝혔다.윤 의원은 "국정상황실에 있을 때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분이 어느 정도 임기를 보장하고 있는지 조사한 자료를 본 적 있다"며 "2019년 기준으로 그때 보니까 대략 공공기관장과 감사에 따라 다른데 90%에서 65%까지 다 보장이 돼 있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것(인사와 사면)이 조건이라고 하거나 담판의 성질의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세희·한기호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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