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KB손보 1분기 개시
'내 손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이달 5일부터 시행되면서 은행을 비롯해 카드, 금융투자, 저축은행까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타 업권보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보험사들도 사업 진출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 증권, 카드, 핀테크 업계의 총 33개사가 지난 5일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행한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 금융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이 각각 1월과 3월 안에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보험업권의 경우 다른 금융업권 대비 고객과 접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차별화 서비스 구축을 통한 고객 선점이 관건이 될 수 있다.
지난해 7월 보험업계 최초로 사업 본허가를 획득한 교보생명은 일찌감치 전담 조직을 갖추고 교보문고, 교보교육재단 등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금융, 건강, 교육, 문화의 영역을 중심으로 교보생명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통합자산조회, 금융 가계부는 물론 생애기반 건강관리와 의료비 예측, 보장 분석 등 보험·건강 관련 서비스, 금융교육 콘텐츠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스타트업과의 업무 제휴 등 대내외 협력체계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최근 스타트업 두 곳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교보생명은 이번 MOU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정식 서비스 개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KB손해보험도 올해 3월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마이데이터부서를 신설했다. KB손해보험은 개인자산관리서비스, 오픈 인슈어런스, 헬스케어 연계를 초점에 두고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고객 눈높이에 맞춰 모든 보험상품 통합 보장분석, 보험사 통합 보험금청구 고도화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의료데이터 활용 및 헬스케어부문과 협업으로 자산관리의 개념을 신체적 건강에 기반한 금융·건강 융복합 서비스로 확대해 나가고, 여행·주택·배상책임 등 소액보험 기반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해 혁신플랫폼으로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과 11월 각각 예비허가를 받은 신한라이프와 미래에셋생명은 본허가 심사를 준비 중이다. 본허가를 받으면 서비스는 하반기부터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메리츠화재 등도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타 금융업권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보험업계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아직 사업모델과 수익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의 기대수익보다 중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투자를 해야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생명·손해보험 1위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제재 이슈로 신사업에 제대로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보험업계의 마이데이터 사업 분위기가 미지근한 이유다.
또 보험사들은 업계 특성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건강보험공단이 갖고 있는 의료데이터가 포함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실질적인 신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보험업에 맞게 금융 데이터가 아닌 의료 데이터 개방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향후 의료데이터 등 시장여건이 마련될 때까지는 소극적인 태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시장을 관망하면서 어느정도 여건이 마련된 후 진입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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