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값 폭등으로 벼락 거지가 되어버린 부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승진한 남편에게 "그깟 승진이 대수냐. 친구네 집값이 5억원 올랐다"라며 "당신이 팔자고 했던 우리 옛날 아파트도 두 배나 올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승진해서 월급 꼴랑 몇십만원 더 오르면 우리가 못 산 이 집 다시 살 수 있냐"라며 "집값 계속 떨어지니 집 사지 말자며 당신이 잘난 척하고 고민하는 사이에 친구들은 앉아서 5억원 벌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남편은 "집주인이 전세금 2억원 더 올려달라 했다"라고 A씨에게 말했고 A씨는 "걱정 말라. 그건 내가 어떻게든 마련할 거다. 명문대 나와서 머리 좋고 일 잘하면 뭐 하나, 평생 놀고 먹어도될 결정적인 순간에 기회 잡는 친구 남편만도 못하네"라고 핀잔을 줬다.
A씨는 남편을 향해 "5년 전만 해도 친구가 서울 외곽이라고 해도 집 있는 날 부러워했는데, 그때 집 산 걔들은 10억원대 집이 있고 우린 전세 난민이 됐다"라며 "이제 집은 사고 싶어도 못 사는 꿈같은 집이 됐다"라고 울먹거렸다. 그러면서 A씨는 "지금 내 기분이 어떤 줄 아냐. 거지가 된 것 같다"라며 "하루아침에 벼락거지가 된 기분이라고 알아?"라고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보다 못살던 지인이 청약 한방으로 벼락부자되는 요즘 저 심정 이해된다", "집값 오른다고 좋을 게 아니다. 어차피 오른 가격에 집 팔아도 더 좋은 집 못 살기 때문이다. 더 안타까운 건 집 사려고 돈 모아둔 사람들은 더 못 사게 된다는 것이고"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문 정부 임기 내내 가파르게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은 올 들어서도 이미 작년 한 해 상승률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아파트값 오름세가 다소 주춤하긴 하지만 올해 연말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가 현 정부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누적 6.24% 상승했다. 지난 한 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3.01%의 2배 이상이자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 2.48%의 2.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서울 강남권 및 재건축 밀집 지역 일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고,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조세·대출 등 수요 규제와 수도권 공급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강세가 지속된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아파트값이 올 들어 평균 20.12% 상승해 작년 1년 상승률(9.57%)의 2배를 넘어섰는데, 한국부동산원이 연간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과 송도 바이오 단지 개발 등 호재가 있는 연수구는 올해 3분기까지 32.59% 오르는 등 인천 전체가 전반적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역시 올해 9월까지 18.92% 뛰어 작년 1년치 상승률 12.62%를 웃돈 가운데 GTX-C노선 수혜지역인 안산(32.80%), 시흥(33.29%), 의왕(33.99%) 등지는 올해 9월까지 벌써 30% 넘게 올랐다. 올해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률은 연간 통계와 비교해도 2006년(28.01%) 이후 최고치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