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文정부, 지지자 카타르시스가 업적인 양… 보복정치 반복 중단해야"

조국 사태 계기로 원칙 무너져 무규범 상태 심화… 끝까지 진실 덮으려 서로 대립하고 싸워
정치제도 바꾸기보다 정권 아무리 바뀌어도 위협받지 않는 분야 제도적으로 많이 만들어야
노무현 대통령 비극의 발단은 탄핵… 성공한 대통령으로 끝났다면 보수가 훨씬 더 좋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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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고견을 듣는다] "文정부, 지지자 카타르시스가 업적인 양… 보복정치 반복 중단해야"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견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원목 교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4대 주요분야(사법부 독립, 언론 자유, 선거의 무결성, 교육의 정치적 중립)가 후퇴 또는 침범 당하는 데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럼에도 그 복원과정에 정치적 보복은 없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최 교수는 "노무현 진보 정권의 원만한 마감에 보수가 협조했더라면 진보의 기준은 노무현의 죽음이 아니라 노무현이 해온 일이 됐을 텐데, 그것이 실패하는 바람에 진보의 기준이 보복이 돼버렸다"며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이 사이클을 끊어낼 수 있는 새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국정과 사회 혁신을 위한 4대 분야 특별법을 말씀하셨는데, 개헌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제를 조금 수정해서 책임 정치 제도로 바꾸자는 얘기는 옛날부터 있었고 장단점이 다 있어요. 대통령이든 총리든 정치권력이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분야를 제도적으로 많이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봐요. 플라톤 얘기를 해서 그렇습니다마는 사실플라톤이 철인정치를 얘기한 이유가 각자 자기 맡은 업무를 할 수 있게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게끔 사회를 만들려면 인간의 이성에 입각해서 그런 도덕관념을 갖춘 사람이 정치인이 돼야 한다는 것이거든요. '양심이 있는 사람, 이데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이제 정치를 해야 된다.' 그런 얘기를 했어요. 당시 소피스트가 막 창궐하면서 가치 상대주의를 내세우며 진실을 왜곡시키고 궤변으로 사람들을 현혹시켰거든요."

-현대 정치에서도 철인정치 정신과 원리가 퇴색되지 않는다는 말씀인가요.

"가장 시급한 게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이성의 힘으로 상식을 세우는 겁니다. 각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게끔 사회를 만드는 거죠. 정치제도도 그렇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에 그 얘기를 한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과거 그리스의 체제처럼 소피스트적인 현상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어요. 이성을 회복하고 상식을 복원하고 각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역을 제도화해야 합니다."

-가치전도가 심각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정치제도를 어떻게 바꾸느냐는 것보다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4대 분야라든지 아니면 10대 분야로 넓혀 특별법을 만들어 사회의 본령이 위협받지 않도록 만들자는 겁니다. 여야, 진보든 보수든 정권이 바뀌어도 침범할 수 없는 장치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경선 이후 후보가 결정이 되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후보 캠프에서 정책과제나 공약을 내놓을 텐데요. 이런 아이디어가 많이 채택되면 좋겠습니다.

"그게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한 솔루션이 될 거로 봅니다. 저의 경우는 제 생각과 아이디어를 페이스북에도 올려놓고 있어요. 그래서 필요하면 마음대로 국민 누구든, 각 캠프든 쓸 수 있게 했어요. 지금 전체적으로 국정을 좀 진단을 하면, 우리 정치는 지금 '세력에 의해서 좌우되는 사회'예요. 파워 베이스드 소사이어티(power-based society)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상당한 시절이 그런 시대였죠. 그 다음에 룰 베이스드 소사이어티(rule-based society)로 이행을 했고요. 그게 바로 법치주의입니다. 룰 베이스드 소사이어티가 정착되는 데는 보수와 진보 모두 공헌했죠. 법치주의와 민주화 운동, 그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사회가 사실은 이제 원리(원칙) 위주의 사회입니다. 바로 프린스플 오리엔티드된 프린스플 오리엔티드 소사이어티(principle-oriented society)입니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라고 보면 됩니까.

"경제만 발전했다고 선진국이 아니고 법치주의 국가도 아닙니다. 원리원칙(프린스플)에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걸 어길 때 엄청난 사회적인 압력을 받아야 하는 겁니다. 양심에 상당한 부담이 오는, 그래서 어길 수가 없는 '프린스플 오리엔티드 소사이어티'로 가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의 높은 단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사실은 법치주의를 넘어서서 프린스플들이 많이 형성되는 단계로 이미 진행을 했다고 봐요. 거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상당히 기여했습니다. 권위주의를 청산하면서 사회적인 도그마나 이런 걸 없애면서 보통 사람의 시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김대중 씨의 유산도 살리면서요. 물론 진보라는 퍼스펙티브(관점)로 보기는 했지만 국가 전체의 이익을 상정하고 진보적인 방향으로 간다는 원칙을 세운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과 한미FTA 협상 타결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봅니다. 본인이 자신의 정치적인 표를 깎아먹으면서도 원칙을 이렇게 수립하는 건 평가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런 프린스플 오리엔티드 소사이어티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보시는 거지요, 지금.

"그런 프린스플들이 자리 잡아 왔는데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이전 두 단계를 거꾸로 역행한 겁니다. 세력 위주의 사회로 돌아가는 겁니다. 법치주의가 문제가 아니고 이제 파워 베이스 소사이어티가 문제이고 그 수준으로 후퇴했습니다. 프린스플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니까 거기서 여러 가지 문제가 파생했습니다. 사법부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 공직자 윤리 붕괴 등이 따라 온 거지요. 대통령은 국가 전반의 이익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데, 그 원칙도 무너져버린 겁니다. 본인의 파워, 본인의 파워 베이스, 이런 것에 부합하는 쪽으로 여러 가지 국정을 수행하면서 겉으로는 마치 그게 개혁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끝까지 자기 파워베이스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프린스플 오리엔티드 소사이어티를 회복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보복을 다시 보복으로 갚는 정치를 중단해야 합니다."

-교수님은 현 정권에 비판적이고 어떤 분야에서는 매우 강경한 매파인데 '신적폐' 처리에 대해선 온유한 입장이군요.

"자꾸만 노무현 대통령 얘기를 해서 좀 그런데, 사실은 사실이니까요.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의 발단은 사실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있다고 보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 과연 그게 탄핵까지 갈 상황인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단순히 진보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정치적인 탄핵을 한 측면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성공적인 대통령으로 끝나게 했으면 오히려 저는 보수가 훨씬 더 좋아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노무현의 정치적인 마감이 진보의 기준이 돼버리는 거거든요. 그 다음에 나오는 진보는 그 위에 그것보다 높아야 되는 거예요. 이것을 공식화시키는 의미가 있는 거거든요. 결국 자살로 끝나고 진보의 기준이 노무현이 해온 일이 아니고 노무현에 대한 보복이라고 하는 것이 돼버린 겁니다. 진보의 기준이 보복으로 돼버리고 복수로 돼버린 거죠."

-내년에 정권교체가 되도 보복은 하지 말자, 그런 의미인가요.

"보복은 지지자와 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그것이 문제 해결의 기준까지 돼버렸습니다. 현 정권에서 그걸 시행하고 있고요. 원칙과 법치는 뒷전으로 가고 파워베이스를 형성해서 그것이 마치 정당한 업적인 양 돼버린 겁니다.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이 사이클을 끊어낼 수 있는 새로운 정치로 이행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다시 또 보복을 한다든지 '신적폐'를 청산한다든지 하면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겁니다. 대국적으로 역사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에 입각해서 정치를 잘 해 보이면 그 결과물이 쌓여서 새로운 기준이 되고, 진보 보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넬슨 만델라 정치에서 우리 정치의 모델을 찾아봅니다."

-그런 너른 품과 여유를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겠습니다.

"범죄 행위를 용인하자는 얘기가 아니고 원칙을 분명히 세우면서 원칙에 반하는 행위들은 단죄를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든지 언론의 자유라든지 부정 선거라든지 사업부 독립을 해치는 행위라든지, 이런 것은 분명히 철저한 법 집행을 통해서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분야를 떠난 '그레이 에어리어'가 있거든요. 그에 대해서는 관용해야 된다는 겁니다. 이 정권 들어서서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전 정부 인사들이 극심한 탄압을 받았잖아요. 그런 식으로 가는 거 자체는 또 다른 보복이라고 저는 이해합니다. 원칙과 보복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자격을 말씀하셨는데, 이런 악순환을 끊는 역사적 사명을 실행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때로는 검찰총장이라는 사람은 집행 자체가 목적이니까 엄밀하게 처벌할 수는 있겠죠. 반면 대통령은 또 사면권이 있잖아요. 그걸 활용하면 됩니다."

-문재인 정권 들어와서 대법원이 위헌적 행위를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지적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부정선거 관련 재판입니다. 선거가 끝나고 1년 6개월이 됐는데도 제기된 소송에 대해 판결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부정선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쪽은 법원 관리 하에 이뤄진 투개표 재검에서 나온 선거 부정의 의혹이 있는 명백한 증거들에 대해 광범위하지 않은 단순 실수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프린터에 의해 출력돼야 할 사전투표용지들이 인쇄된 형태로 나왔습니다. 투표구 전체 사전투표인과 투표지는 맞지만, 절대 틀릴 수 없는 동별 투표인과 투표지는 수백표씩 차이가 납니다. 이건 조작이 개입되지 않았다면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현상이거든요.

"선거부정 행위에 대해서는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국제적 조사단까지 포함한 심의 절차에 맡겨 사실을 신속히 확정토록 해야 합니다. 확정된 사실에 대한 처벌 및 후속조치 문제는 국내정치의 영역이지만 사실 확정 자체는 국경과 정치를 초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부정선거에 대한 논란은 국가 전체주의와 국민주권주의 간의 싸움이라고 봅니다."

-부정선거 논란에서 이상한 점은,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하태경 의원처럼 자유민주 진영의 사람들이 더 기를 쓰고 막고 있다는 겁니다.

"저도 나름대로 분석을 하고 있는데요, 저는 대통령에 출마한 분들 정도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런 단편적인 상황보다는 좀 더 전체적으로 보면서 이해를 좀 하려는 노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분들이 내세우는 공약에도 그게 반영이 돼야 합니다. 부정선거 의혹에는 대외적 환경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중국이 지금 세계를 향해 통일전선 공작을 펴고 있거든요. 지금 나와 있는 부정선거와 관련해 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는 그림에 대한 어프로치 자체가 없어요. 연구도 안 되고 있고요. 윤석열 후보나 야당의 다른 당선 가능성이 있는 분들은 그런 식(중국의 통일전선 공작에 대응하는)의 어프로치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실종돼 있습니다. 상당히 문제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에 대한 중공(중국공산당)의 무례함, 국내 정치·경제·문화 분야의 친중적 경향이 이미 심각한 지경에 와 있습니다.

"미중 간 패권경쟁과 관련한 움직임을 보면 중국이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인 한국을 자기들 영향력 아래 두기 위해 그동안 차근차근 노력해왔습니다. 호주에서는 현재 과거의 친중노선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호주가 이제 나름대로 중국의 음성적인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원칙을 수립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무역보복을 당하면서도 정치 지도자들이 나서서 법제화도 하고 수사도 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사람들이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이라도 제시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외국의 부당한 간섭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전통적 의미의 스파이 행위에 해당이 되지 않지만 지금 중국이 벌이고 있는 여러 통일전선 공작에 해당되는 음성적인 행위들을 차단할 수 있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한미동맹 체제 안에서 대중국 관계를 이제 분명히 정립해야 할 때가 됐다는 의미인가요.

"지금 한미동맹을 굳건히 할 수 있는 그런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느 나라나 자기 나라의 영향력을 국제적으로 확대하려고 합니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그렇게 하는 거고 그건 주권국가 정부의 하나의 PR이죠. 중국도 그럴 권리가 있는 거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부작용을 부르는, 음성적으로 매수한다든지 협박한다든지 아니면 국민들 모르게 여론을 왜곡한다든지 하는 것은 용납돼선 안 된다는 겁니다."

-자유민주 우파 국민이라면 그 점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지금이 구한말처럼 아관파천을 해야 하고 갑신장면이 일어나고 하는 때도 아닌데, 정치인과 정치세력이 막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사실 여러 가지 여론 댓글을 불법적으로 단다든지, 선거 부정을 한다든지 하는 행위가 의심받으면 팩트가 있는지 없는지는 충분히 조사를 해야 합니다. 금지해야 될 것과 정상적인 PR범위에 들어갈 것을 확정할 필요가 있죠. 그런 현상이 뻔히 옆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고 우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도 노력이 전혀 없습니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에요. 한미동맹이 주축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뭐가 국가간 관계에서 허용될 수 있고 뭐가 허용될 수 없는지, 그에 대한 원칙을 수립하는 작업이 안 돼 있으니까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얘기하기 전에 그걸 제대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정권이 해야 할 중요한 임무입니다. 교수님도 참여할 의향이 있습니까?

"아까도 말씀 드렸다시피 정치 보복은 이제 끊어야 하고 한국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세계 무대로 시야를 넓혀야 합니다. 보복의 정치가 되풀이되면, 그건 진보가 아니고 진전이 아니고 반동이죠. 국정을 미래지향적으로 운영하는 그런 움직임이 있으면 지식인으로서 당연히 참여할 가치가 있는 거라고 봅니다. 저도 그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선이 5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현재 여론조사들을 보면 정권교체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데요.

"40%에서 플러스 한 20% 더해 한 60% 정도가 되면 달성될 수 있다고 봅니다. 선거에 외부 개입이 있더라도 달성될 수가 있다고 보는데, 지금 그런 정도의 시각을 갖고 전체적인 캠페인을 하는 야당 후보는 안 보입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모든 게 가능한 나라 아닙니까?"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까.

"예를 들어 외교 대통령은 본인이 외교 지식이 많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전문 외교가 기능하도록 그걸 보호해 주는 게 진정한 외교 대통령입니다. 자기가 모른다는 걸 인정하면서 그걸 간섭하지 않겠다며 제대로 평가하고 그런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는 게 외교 대통령이거든요. 그래서 최소한 그런 모습을 보이면서 역사적인 의식을 갖고 한반도가 구한말처럼 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어떤 국정수완이 필요하나요.

"저는 '아바타'를 통해서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정확한 예가 될지 모르겠지만, 노무현 정권은 유시민 씨와 같은 아바타를 만들었고 MB(이명박 대통령)는 유인촌 씨가 문화계의 아바타라고 할 수 있죠. 사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교수가 아바타였다고 할 수 있죠, 좀 왜곡돼서 문제가 됐습니다마는. 제대로 된 아바타들을 통해서 전문적인 마인드로 목소리를 내게 해주고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본인이 전문가라는 걸 내세우려고 하면 실패합니다. 그러다가는 문제가 생기거든요. 안철수씨가 그러다가 실패한 겁니다. 아바타들을 통해서 연구하고 발표하고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해서 업데이트 하는 작업을 해야 된다고 봐요."

-우리 사회가 '팩트 실종' '팩트 무시' 사회가 됐다고 한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나돌고 있어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회적 아노미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국 사태가 촉발했고 그 뒤로 굉장히 심화되고 있습니다. 설령 검찰에 의해 탈탈 털렸다고 해도 밝혀진 사실에 대해 최소한 공인이면 책임을 지는 모습이어야 하는데, 그게 무너졌습니다. 진실 자체를 덮어버리고 끝까지 '팩트 파인딩'을 못하게 하면서 서로 대립하고 싸워야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게 아노미 현상입니다. 저도 이런 현상을 캠퍼스에 느끼고 있습니다. 디베이트를 하면 학생들이 자기 의견을 말하길 꺼립니다. '쟤는 저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 누구 파구나' 하는 낙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겁니다. 논의와 토론을 안 하면 팩트를 확정할 수가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만인에 대한 만인의 사실이 존재한다'며 조소하기도 합니다.

"정치와 언론의 책임이기도 하고 기성세대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대화를 하다가도 누가 지나가면 얼른 대화를 멈추거나 화제를 돌립니다. 공론화가 안 되는 사회, 그게 전체주의거든요. 그게 문화혁명이고요. 가령 중국이 그런 사회가 됐기 때문에 국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기업들도 하루아침에 망하기도 하고 그러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만나본 중국 지식층들은 그런 사회를 개인적으로는 비판해요. 심지어 공산당원까지도 비판을 합니다. 그런데 그게 공론화가 안 되는 거예요. 자기 가족과 집단에서만 얘기를 하고 사회적으로 공론화가 안 되니까 정치적으로 반영될 수가 없고, 여론의 시장에 나와 언론에 실리기도 힘든 거지요. 그러면 전체주의 사회로 가는 겁니다. 엄청나게 무서운 현상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게 굉장히 급속히 한 2~3년 사이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대응으로 자유와 진실을 확장해야 합니다. 그 전에 사실을 확정하는 작업이 필요하고요. 그 과정에서 상대를 처벌하고 탄압하지 않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미래지향적으로 가자는 겁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가 바로 그런 계기를 만드는 이정표가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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