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대장동 의혹` 불법·합법 경계 무너져… 세력중심 `마적단 정치`시대"

지식인·언론 비판 목소리 약화로 공적영역 정치권이 장악해 전체주의로 흘러가
국가전체주의냐 국민주권주의냐 갈림길… 교육·사법 등 '4대 특별법' 제정 필요
'교육감 선거' 대통령 선거보다 더 중요… 역사적으로 중요한 모멘트에 와 있어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고견을 듣는다] "`대장동 의혹` 불법·합법 경계 무너져… 세력중심 `마적단 정치`시대"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견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문 정권은 '사람 중심 사회'를 내세웠으나 '세력 중심 사회'가 됐습니다. 마적세력과 더불어 사는 사회 말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대장동 부동산 특혜 개발 사건이 발생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라임, 옵티머스 펀드 사태, 이전 부산 LCT사건도 마찬가집니다. 이제 진실보다 세력이 중요해지면서 팩트(사실) 파인딩이 힘들어지고 팩트를 확정하지 못하는 사회가 됐습니다. 공론화가 막힌 사회는 전체주의로 가게 됩니다."

우리 사회 현안과 이면의 문제에 대해 예리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온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장동 특혜 의혹은 터질 것이 터진 것으로 놀랄 것도 없다며 외려 담담한 표정이었다. 최 교수는 2019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각종 비리가 고구마줄기처럼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말 그대로 '정의'를 세우는데 도움이 되고자 동료 교수들과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를 만들었다. 정교모는 전국 6094명의 전·현직 교수가 회원으로 있는 자유·민주 가치를 수호하는 국내 최대 지식인 모임이 됐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저지하는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 교수로부터 대장동 의혹의 배경에서부터 문 정권 들어 일어나고 있는 언론 장악 기도, 사법부 독립의 훼손, 교육의 정치화, 친중적 행보, 부정선거 의혹, 내년 대선을 앞두고 목격되는 사회 분열상과 바람직한 대통령상 등에 대한 고견을 들었다.

최 교수는 상부구조로서 정치의 훼절을 지금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출발점으로 보았다. 우리 정치제도는 세력(power) 사회에서 법치(rule)사회로, 다시 원리(primciple) 사회로 발전해왔는데, 조국사태를 계기로 두 단계 뒤로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대통령이 국가 전반의 이익을 위해야 하는데, 자신의 파워와 지지세력에 부합하는 쪽으로 국정을 수행하고 있다"며 "그에 따라 사법부 독립과 공직자의 윤리가 붕괴되고, 우리 사회는 사실과 진실이 실종된 아노미 현상에 직면하게 됐다"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최 교수 연구실에서 가졌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대장동 게이트'를 놓고 여야가 서로 상대방 게이트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교수모임(정교모)에서 이번 주 집단토론회를 합니다.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고 민생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적폐가 있는지 없는지, 권력형 비리가 충분히 예상되는 만큼 그런 점은 없는지 볼 겁니다. 민영을 공영으로 돌리고 그러는 것은 껍데기 포장이고, 실제로 이익을 예상하면서 서로 나누려 한 측면도 의심을 받고 있으니까요."

-겉은 공영개발이지만 속은 소수 몇몇 사람들한테 수천억 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이 설계됐습니다.

"불법, 합법, 탈법의 경계가 무너졌습니다. 정치인들이 모두 하향평준화됐지요. 새시대를 열기는커녕 마적단 정치의 시대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전직 고위법관, 특검도 끼어 넣었습니다. 지금 정권은 보통사람들의 시대를 연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 게 아니고 크게 후퇴시켰습니다. 한마디로 '사람 중심'이 아닌 '세력 중심'의 사회를 열었습니다. 마적 세력과 더불어 사는 사회 말입니다. 대장동 공영개발 '먹튀' 의혹은 특검으로 신속하게 풀어야 마땅합니다. 여당 정치인이 책임 있느니, 야당 정치인도 끼어있느니 논하기 이전에 무엇이 불법이고, 합법이고, 탈법인지부터 밝혀내거나 기준을 세워나가야 합니다."

-이번 의혹에 법조인들이 많이 연루된 게 특이합니다.

"전임 대법관이라든지 특검 한 분을 집어넣어서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수입처를 짜면서 플랜A, 플랜B 하면서 이익을 쉐어했어요. 사실 이 건뿐만 아니고 라임 사태라든지 옵티머스펀드 사건, 과거 부산 LCT사건이라든지 뭐 이런 게 다 연결이 돼 있다고 봅니다. 경제적인 어떤 약탈이라고 할까요. 이게 정치적인 측면과도 분명히 구조적으로 연결돼서 돌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사를 하면 현행법 위반사례도 나오겠지요.

"뭐가 불법이고 뭐가 합법인지, 또 중간에 있는 영역도 있어요. 중간은 불법과 합법이 아닌 중간영역 탈법이라고 할까요, 그런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정교모가 합법과 불법, 탈법 이렇게 나눠서 법률가들이 발제를 하면서 정리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팩트를 확정하는 게 우선이고 정치적인 책임은 다음 문제입니다."

-정교모가 그동안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왔고 국민들이 진실을 알아 가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역할을 한 부분이 있습니다, 부정선거라든가. 그런데 주요 언론들은 큰 관심을 안 보였어요, 그에 비해 이번 사건(대장동 게이트)은 좀 다르지만. 주류 언론이라고 할까요, 이제 주류 언론이 보수 진보 이렇게 나눠질 수 있고, 국가의 이익을 서로 다른 어프로치로 보면서도 보도를 할 수 있는 건 인정합니다. 그런데 최소한 팩트 자체는 분명히 확정 보도를 해야 하거든요. 특정한 목소리를 좀 비중 있게 실어준다든지 그런 거는 이해를 합니다. 그런데 팩트 자체를 확정하는 단계부터 세력 싸움이라고 할까요, 그런 데에 휩쓸려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중국발 영향도 좀 있을 거라고 봐요. 우리 사회에 중국공산당의 은밀한 프로파간다가 정치, 사회, 경제, 언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요."

-언론을 비롯한 여론 시장에 외부의 개입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외부 외세와도 좀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정선거 보도라든지 각종 권력형 비리에 대한 보도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팩트 자체가 제대로 보도되지 않고 있는 현상이 한 3~4년 사이에 진행되고 있어요. 지식인 사회라든지 언론이라든지 민간 부분의 어떤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부문이 점차 약화하면서 공적인 영역을 정치권력이 장악해 가고 있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비판 기능을 빼앗아버리게 되면 전체주의가 완성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얼마나 진행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지금 공공 부분은 거의 장악이 됐다고 보고 사법부 자체가 중요한 사건에서 기능을 잘 못하기 때문에 사법도 위험합니다. 민간 부분까지 이렇게 장악을 하게 되면 주류 언론도 영향을 받게 되지요. 언론이 역할을 못하는 게 뚜렷하게 느껴지는 순간부터 전체주의가 완성되는 쪽으로 갑니다. 중국이 이제 사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전체주의가 완성되는 상황인데 우리나라도 그런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되지요."

-'허위날조 기사'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언론사에 3~5배 징벌적 손배소 하도록 하는 언론중재법도 그런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고 봅니다. 언론이 스스로 위축되는 것이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주변이 다 전체적으로 가기 때문에 어떤 중과부적의 느낌을 받을 때는 더욱 더 큰 자기검열이 될 수 있지요. 교수모임에서도 언론 중재법 관련해서 계속 발언을 내고 계시죠?

"저희도 국회 앞에서 반대 투쟁도 하고 우리 대표가 거기에 항상 참석해 1인 투쟁도 하고 성명서도 발표했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더 이상 망가져서는 안 될 시급한 문제입니다. 적어도 공영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해당 언론사 내외에서 저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 언론사의 인적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행위에 근본적인 철퇴를 가하고,언론 자체적인 윤리규범과 행동원칙을 꼼꼼히 마련해 준수하도록 동료압력(peer pressure)을 가하는 자체 메커니즘도 구축해야 합니다. 여론조사기관에 특별한 책임을 지우고 이를 철저히 감사하는 시스템도 갖추어야 합니다. 근데 언론 문제도 그렇고 사법부의 독립, 정책의 중립성 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이슈들을 놓고 볼 때 전체주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는 특별법이라고 할까요, 최소한 '4대 분야 특별법'은 제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우리 사회가 전체주의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입니까.

"예, 국가전체주의로 가냐 국민주권주의로 가냐 하는 갈림길에 있기 때문에 네 가지 측면은 전체적으로 손을 본다고 할까요, 국민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체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4대 특별법'을 국민의 이름으로 제정해야 합니다."

-4대 시급한 분야는 어떤 분야인가요.

"교육, 언론, 사법 분야와 법치와 자유를 지킬 수 있는 선거의 무결성을 지킬 수 있는 분야입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 언론의 자유, 부정선거 척결, 사법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 원칙과 실행규범을 담아야 합니다. 이러한 4대 원칙을 저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국헌문란의 죄로 엄벌해야 함은 물론 객관적인 심사 및 자문을 위한 투명한 절차규범과 제도적 장치를 구성하여 운영해야 합니다. 차기 대통령이 들어서서 모든 걸 갈아엎는 식의 적폐청산의 악순환을 더 이상 감내해서는 안 됩니다. 제2의 윤석열을 기대하는 식의 접근도 안 됩니다. 민주주의는 인치가 아니고 제도화입니다. 어떠한 정치권력이 들어서도 절대로 뚫을 수 없는 4개의 벽을 국민의 이름으로 건설해야 합니다."

-지금 웬만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체감하는 과제들입니다.

"'진실'과 '자유' 어느 게 더 소중할까요? 대답하기 어렵죠? 때론 진실을 얻기 위해 자유를 희생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경제발전이 유일한 '생존의 진실'인 때 자유를 억제하며 경제개발을 해야 하죠. 자유를 얻기 위해 진실을 희생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가안보 사항은 진실이라도 기밀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유와 진실 두 가지를 모두 희생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자유와 진실을 모두 희생시키는 세력에 대항하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자유민주 시민들은 교수님을 비롯한 정교모 교수님들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벌이고 앞으로 계속 벌일 투쟁은 자유와 진실, 진실과 자유 두 가지를 함께 되찾아오는 전쟁입니다. 단순히 정권교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권교체가 되지 않아도 더 중요한 교체가 일어나면 됩니다. 정권교체가 되도 더 중요한 교체가 안 되면 금방 다시 뺏깁니다. 자유와 진실을 모두 찾아오는 시민의식으로의 교체를 말하는 겁니다."

-시기적으로 시대상으로 현재 그것이 더 절실하다는 거지요?

"2022년 초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현시점으로서는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은 중국의 조직적 통일전선 공작을 차단해내는 것입니다. 여야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인들 특히 대통령 후보라면, 동북아 국제정세에 대한 인식 속에서 시급한 정책 우선순위를 마련해야 마땅합니다. 4·15총선 부정선거를 확신하든지 그렇지 않든지에 상관없이 2019년 11월 대만 정부가 그랬듯이,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시급한 일을 해야 합니다. 대만의 사례처럼 국가보안법을 강화하고 선거관리제도를 전면적 수개표제도로 전환하고 투명성 강화와 감시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아, 대만이 전면적 수개표제도로 바꾸었나요?

"그렇습니다. 2020년 1월 치러진 대만의 총통선거를 대비해 대만이 2019년 11월부터 대대적으로 벌인 국가보안법 개정을 통한 중국의 영향력 차단 노력과 선거제도 개혁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고해야 합니다. 여론조작과 언론 장악에도 대응해야 하고 공작정치 척결 방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호주는 그동안 과도한 중국경제 의존도로 인해, 중국의 영향력에 취약한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의 해외 통일전선 공작의 거점이 되어 정치·경제적 문제점들이 속출하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2018년부터 외국간섭방지법(Espionage and Foreign Interference Act 2018)을 도입해서 외국의 로비스트들을 등록하게 하고, '외국의 민주적 절차에 간섭하거나 외국 정부에 정보를 제공하는 은밀하거나 현혹적이거나 위협적인 행위'(covert, deceptive or threatening actions that are intended to interfere with democratic processes or provide intelligence to overseas governments)를 형사 처벌하도록 했습니다."

-정말 단호한 조치이고 부러운 행동입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스파이 활동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악영향을 미치는 통일전선 공작 활동들을 색출하고 처벌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해외세력의 음성적 접근 신고에 대한 포상제도와 신고자에 대한 신변 보호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일입니다."

-교육문제도 언급하셨는데, 일반 대중은 간과하지만 지식인 사회에서는 교육의 훼절을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저는 교육감 선거가 장기적으로 볼 때 대통령 선거보다 더 중요 하다고 봅니다. 대통령 선거가 진정한 의미의 진보 보수의 싸움도 아니게 됐기 때문입니다. 교육감 선거는 사실은 특정한 이념 집단의 어떤 굴레에서 계속 운영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육감 선거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모멘트에 와 있어요. 이제 교육 관련 이해관계에 있는 분들이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야 되는데 다행인 것은 교육감 선거가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라든지 그런 움직임이 지금 여러 갈래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초중등 교육자들 스스로 또 전직 교수들까지 합세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다행입니다."

-2018년 자유민주 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빛을 못봤는데요.

"그런데 지금은 서울 경기 지역은 그게 조직화가 잘 됐고요. 며칠 전에는 충남 지역에서 또 조직화가 돼가고 있어요. 사립학교법이라든지 정부가 교육에 관여할 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교육감이 어떤 교육 방향을 갖는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결국 말씀하신 대로 교육도 정치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시급하면서도 장기적 과제입니다. 정치적 중립만을 보장하기 위한 5개년 프로젝트를 발족시키고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와도 협력해 모델 케이스를 벤취마킹하면서 제도적 개혁을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장기적으로 돌려야 합니다. 물론 당장 정치 교육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누구나 불만사항을 신고할 수 있게 하며 이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심사해 사실을 확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법부 독립과 권위를 회복하는것도 절실합니다. 권순일 전 대법관이 이재명 지사 상고심 판결 직후 대장동 특혜 의혹의 화천대유 고문으로 갔거든요.

"저는 그게 사업부 자체의 책임이기도 하고 로스쿨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의 책임도 있고 어떻게 보면 공범 관계에 있죠. 예를 들면 대법관들의 전형적 사이클을 보면 대법관 자리가 마지막 자리가 아니거든요. 대법관에서 몸값이 오른 후 그 다음을 항상 생각하죠. 특히 우리나라는 본인이 훌륭해서 대법관 됐다기보다는 사회에서 권위를 인정해 주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에 걸 맞는 여러 가지 기준이나 이런 게 정립됐으면 합니다. 대법관이 어떤 역사의식이라든지 중요한 순간에 양심에 따라 재판할 수 있는 어떤 도덕성이라든지 그런 기준이 없어요. 자신을 임명 제청해 줄 수 있는 정치권에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지 그런 게 기준이 되기 때문에 대법관의 역할이 필요할 때 도덕적인 기준에 입각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실제로 뽑히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어떤 점을 고쳐야 하겠습니까.

"그분들이 퇴임하고 사실은 바로 개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개 로스쿨 같은 데서 석좌교수나 이런 걸로 가죠. 자기 경험담이나 이런 걸 좀 들려주면 학생들이 도움은 될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런 것은 1~2년 들으면 다 되는 겁니다. 대법관 퇴임 후에는 이제 몸값을 올린 상황에서 경제적 부를 추구하는 거죠. 그래서 로펌들이나 이런 데서 얼굴마담으로 내세우면서 여러 가지 사건을 수임한다든지 커넥션을 이용합니다. 전관 아닌 전관예우인 셈이죠. 그런 반면 로스쿨은 그 중간에 있는 셈이죠."

-권순일 전 대법관은 로스쿨에서 법조윤리를 가르쳤습니다.

"우리 이화여대 로스쿨에서도 윤리 과목이 있습니다. 그런데 변호사 시험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과목은 집중적으로 가르치는데 반해 윤리과목은 기본적인 과목이지만 사실은 좀 등한시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로스쿨에서 윤리 교육이 좀 강화될 필요도 있고 로스쿨도 좀 개혁할 필요도 있어요. 대법관의 자질을 평가하는 제도도 좀 다양화할 필요가 있고요. 대법관을 마지막 자리로 근무할 수 있게끔 공식적으로 제도적 개선을 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대우도 상당히 좀 잘해줘야 하고요. 싱가포르 같은 경우에는 최고법원 법관의 경제적 대우가 프라이비티 섹터의 최고 로펌 파트너와 같은 연봉을 보장합니다. 프라이비티 섹터로 갈 유인이 없죠. 인간은 어차피 경제적인 동물이잖아요. 우리는 현실적 측면과 이상적 측면이 좀 거리가 있죠."

-결국은 사법부가 권위를 갖고 정치로부터 독립돼 있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텐데요.

"사법부 독립은 근대 자유민주주의의 시금석입니다. 형식적 독립 외에도 실질적 독립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고위법관 인사제도를 획기적이고 정치 중립적으로 개선하고, 검찰총장의 경우도 준사법기관의 수장답게 평검사들이 자체적으로 선출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물론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검찰개혁을 위한 별도의 민주적 심의 및 자문제도는 대표성 있는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 감시하는 형태로 확충해나가야 합니다." <기사 2부로 이어집니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