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추석 연휴 이후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이 잇달아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부는 코로나19 여파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연료비 연동제 도입 이후에도 요금을 동결해왔으나,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정부는 추석 연휴 이후인 이달 23일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올해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이후 2분기와 3분기 연속 요금을 동결해왔다.
내달 1일부터 적용되는 4분기 전기요금은 지난 6~8월 연료비를 토대로 결정되는데, 이 기간 연료비는 지속 상승했다. 전력용 연료탄은 올 초 톤(t)당 90달러 안팎에서 5월 123달러까지 오른 뒤 계속 오르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국제유가(두바이유)도 올 2분기 평균 67달러로 전 분기(60달러)보다 상승했다.
한전의 적자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한전은 치솟는 연료비에도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해 올 2분기 기준 76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9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적자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요금 인상은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조정 요금은 최대 kwh당 5원 범위 내에서 직전 요금 대비 3원까지만 변동된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면서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요인은 kwh당 6.6원 수준이지만, 변동 폭 상한이 있어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연료비 상승분을 상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도시가스 소비자 요금도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용·일반용의 경우 홀수월마다 원료비 변동 요인이 ±3%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상업용·발전용은 매월 자동으로 조정한다. 올해 상반기 내내 가파르게 상승한 유가로 인해 원료비가 올랐음에도 정부는 9월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동결했다. 지난해 7월 평균 13.1% 인하한 이후 15개월째 묶여 있는 상태다.은진기자 jineun@dt.co.kr
강력한 폭염이 이어졌던 지난 7월 19일 서울 한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가 가동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