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회의원에게 고견을 듣는다] "아프간 美軍철수 보며 北 오판 가능성, 확고한 한미동맹 보여줘야"

통신선 밀당·주한미국 철수 억지발언, 아프간 사태 보며 한미 떠보려는 술책
한국이 자주적 국방의지 약할 때 북한은 미국이 손익 계산하도록 계책 만들것
文정부 장기적 안보 전략 못내놔… 북은 자연스럽게 핵보유국 자리매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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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회의원에게 고견을 듣는다] "아프간 美軍철수 보며 北 오판 가능성, 확고한 한미동맹 보여줘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고견 인터뷰. 이슬기기자 9904sul@

[]에게 고견을 듣는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북한은 한미연합지휘소훈련을 빌미로 지난 3년 동안 꺼내지 않던 '주한미군철수' 카드를 꺼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이달 초 '전쟁연습'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강도높은 성명서를 통해 미군철수를 주장했다. 지난달 말 통신선 복원 분위기와는 180도 다른 기조였다. 북한이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경우는 군사적 긴장관계가 조성됐을 때나 대남선전방송을 할 때 등으로 한정된다. 성동격서 행태를 보이는 게 북한이고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례적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 실마리가 최근 전개된 아프가니스탄 민주정부 붕괴와 관련해 찾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북전문가이자 국회외교통일위 위원인 태영호 국회의원을 통해서였다. 1년여의 남북 접촉이 중단됐다 재개된 시점에서 남북관계와 북한의 현 정세 등을 듣고자 지난 18일 여의도 국회의원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아프간 사태와 최근 일련의 북한 움직임을 연결시켜 봤습니다. 7월 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8월 말 이전에 미군을 아프간에서 모두 철군시키겠다고 했어요. 거의 같은 시기에 북한이 통신선을 복원하겠다고 나왔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8월 1일 김여정이 한미연합훈련 중단하라고 했어요. 10일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 장악이 임박했다고 하자 이번에는 주한미군 철수하라는 주장을 합니다. 아프간 사태 진행과정과 미국이 취한 행동을 보면서 한반도에도 같은 구도를 설정하고 남한과 미국을 떠보는 겁니다."

태 의원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그 핵심 측근들은 미국과 관련해 일어나고 있는 세계 도처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한반도에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한다고 했다. 태 의원은 "미국이 민주주의 회복과 인권을 내세우지만 이번에 아프간에서는 그 두 가지에 대해 전혀 배려를 하지 않았다"며 "미국이 평소 하던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른 면모를 보였고 황급히 발을 빼는 모습을 보면서 김정은은 모종의 희열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북한의 섣부른 모험과 오판 가능성은 상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군 철수후 1년여 만에 패망한 남베트남을 보면서 그 이듬해 1976년 김일성이 8월 일으킨 '8·18판문점도끼만행'(마침 인터뷰한 날은 만행이 일어난 지 45년 되는 날이었다) 사건도 결국은 미국을 떠보기 위해 저지른 것이라고 했다. 당시 한미연합군이 '데프콘3'를 발동하고 B-52를 전개하는 것과 동시에 미국이 팬텀 3개 대대 등을 추가 배치하자 김일성은 직접 사과성명을 냈다.

태 의원은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대결자세는 지양해야 하지만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응징 의지를 보여야 평화가 유지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태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자극하면 더 큰 도발로 나오니 자극하지 말자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고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도발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태 의원은 통일의 날이 가까이 오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시스템이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다. 둘째 세습체제를 옹립하고 있는 40년대 50년대 김정은 측근들이 노령화되면서 사라지고 있다. 셋째 향후 10년~20년 동안 새롭게 충원될 2030세대(MZ세대)들은 세습체제에 대한 옹위세력이 아니다. 태 의원은 "통일은 의외로 빨리 올 수 있으며 우리에게 유리하게 북한이 변화하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북핵문제를 비롯해 한미동맹을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안보체제 안에서 봐야 한다는 지정학적 접근법도 들을 수 있었다. 이밖에 북한의 코로나 사정,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탈북국민들에 대한 정부 정책의 미비점 등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선을 복원한 후 한때 연락을 취하다 이달 10일부터 오늘까지 또 회신을 않고 있습니다. 북이 고립에서 벗어나 통신선을 복원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여러 가지를 들여다봐야겠는데, 지금 석 주일 지났거든요. 그간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돌아 본다면, 대단히 북한으로서는 치밀하게 계산한 것이라고 봅니다. 우선 첫째, 날짜 선정인데 여느 날도 아닌 7월 27일이면 남북에서 다 같이 정전협정을 체결한 날이거든요. 의미 있는 날 통신선 복원, 그것도 국정원 발표에 의하면 북한이 먼저 복원하자 그랬다고 하거든요. 이때 우리 정부가 잘 판단해야 되는데, 우리정부가 처음엔 식량지원이나 백신지원과 같은 급박한 상황이 있어서 통신선을 복원하자고 하는구나 이렇게 지나치게 해석한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북한이 노렸던 건 그게 아니었거든요. 결국은 한미연합훈련을 정조준해서 통신선이 다시 닫혔어요."

-북한은 공식적으로 또 WHO(세계보건기구)도 코로나 감염자가 없는 것으로 나옵니다. 믿을 수 있습니까.

"북한이 국경을 닫은 지 1년 7개월이 되었거든요. 시초에 코로나에 걸려서 자체 면역 형성해서 살아남은 사람은 살아남았을 것이고 죽을 사람은 죽었을 것으로 봅니다. 외부세계와 완전히 격리시켜놨기 때문에 이제는 자신감이 생긴 거 같습니다. 이런 바탕에서 이전 상태로 (통신선을) 돌려도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북한은 코로나 팬데믹을 완전 폐쇄라는 방식으로 극복단계에 와있다고 보시는군요.

"처음 북한이 국경을 폐쇄할 때 어느 정도 위기감이 있었느냐면 북중 국경 일대에 있는 군인들한테 '살아 움직는 생명체는 다 쏴라' 그랬거든요. 그래서 지난해 우리 공무원도 살해한 거고요. 쏘고 태우라는 것이 방역지침이었습니다. 한 1년 이렇게 하다보니까 밀수도 다 죽었고 완전히 국경이 봉쇄된 거지요. 최근에 보면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느냐 하면, 원래 방역수칙을 지키는 전 세계 국가 중에서 정권 주체로 대규모 집회를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당국 주도의 대규모 집회가 계속 열리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았더라고요.

"저는 김정은은 백신을 맞았다고 확신하는데, 김정은이 참석하는 행사는 절대 마스크 안 씁니다. 그리고 한두 명이 하는 게 아니라 몇 천 명이, 그것도 야외가 아니고 홀에 모여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지난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에 참전 군인들을 전국에서 다 불러모았거든요. 그러면 그중에는 대단히 생계가 취약한 지역, 살기가 어려운 지역 참전 군인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모두 마스크 안 쓰고 김정은이가 지나가다 스킨십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이제는 델타변이만 아니라면 자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거라고 봅니다."

-통신선 복원의 일차적 목적은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이었다고 보십니까.

"두 주일 동안 북한이 과연 무엇을 생각했을까 봐야 합니다. 첫째는 다음 번 회담에 나오기 위한 기선제압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통신선을 먼저 단절한 건 북한입니다. 그러면 다시 대화의 마당에 나올 때는 명분을 갖고 기선제압을 해야 되는데, 북한이 가장 노리는 것은 무엇이냐면, 이런 이미지를 만들려고 하는 겁니다. '우리가 남북대화에 나오고 통신선을 복원한 것은 남한이 너무 해달라고 해서 응해준 것이다'라는 이미지입니다. 두 번째는 김정은의 시종일관 목표는 핵보유국 지위 공고화입니다. 모든 것을 여기에 복종시키고 있어요. 올해 1월에 김정은이 이미 8차 당대회 때 명백히 말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 중지하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에 첫 시작이라고 먼저 말을 던져놓은 겁니다. 결국은 김정은이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화두를 던져놓고 너희가 한미연합훈련 안 하니 통신선 복원할 수 없다는 식으로 나온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 마지막으로 끝맺을 때는 주한미국 나가라, 주한미군 안 나가면 나는 선제공격 능력 강화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이런 프레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려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018년 6·12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이후 한미연합훈련은 실기동이 거의 없는 컴퓨터 연습게임인데 북한이 그것마저 저렇게 강하고 민감하게 반발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훈련 자체를 완전히 무력화시키자는 것이 북한의 종국적 목적입니다. 일단 훈련을 못 하게 하고 나아가 컴퓨터 모의게임마저도 못하게 해놓으면 결국은 한미동맹에서의 안보역할이 약화될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그것이 달성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북한도 알고 있을 텐데요.

"북한은 한미동맹 약화를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핵을 가지고 미국을 끊임없이 흔드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흔들리지 않지만 반복된 흔들림이 계속 일어나면, 북한의 판단에 의하면, 어느 순간에 가서 미국이 흔들린다는 겁니다. 쉽게 표현한다면,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냐 아니면 한국이냐, 두 곳 중 한 곳을 선택해 타격한다는 상황을 만들고 미국을 몰아가면, 즉 미국이 자국의 안보와 국익을 먼저 생각하게 만들면, 결국은 한국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건 북한의 철석같은 신념입니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완성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목적이 그것인 겁니까.

"그렇습니다. 다른 하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한미연합훈련을 가지고 끊임없이 한국의 남남갈등을 유발시켜서 결국은 훈련을 못하게 되면 미국으로선 훈련을 못한 군대는 주둔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미국은 항상 전투능력을 기준으로 주둔을 평가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두 축으로 끊임없이 미국을 흔들자는 큰 그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어제오늘 시작한 것이 아니라 북한이 오랫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보이는 패턴입니다."

-남남갈등을 극복하고 한미동맹을 굳건히 지키는 것은 우리의 선택지 안에 있지만, 북핵 문제는 여전히 속수무책입니다. 오늘 의원님이 SNS에 북 비핵화가 안 되면 최소한 2027년까지 한국에 전술핵을 들여오거나 핵을 보유할 것이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한 것도 그 때문 아니겠습니까.

"제가 왜 그렇게 얘기를 했느냐면 우선 첫째, 현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전반적인 국가의 국방, 안보 면에서 장기적이고 전략적이고 또 지속가능한 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2017년에 '우리는 미국을 타격할 핵을 완성했다'고 선포했어요. 지금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는 북핵을 해결하지 못하고 물러나는 게 명백해졌지만, 그러면 2022년 차기행정부가 진보정부가 됐든 보수정부가 됐든 해결하지 못하고 또 넘기면 그게 2027년이 돼요. 그때는 어떤 상황이냐? 북한이 핵보유를 선언한지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이 10년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또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했다고 한다면 지역안보구조에서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라고 북한도 생각할 거고 주변 나라들도 생각할 거예요. 그래서 제가 오늘 이야기 한 것은 2027년에도 대한민국 안보상황에서 북한 핵무기는 더 강화되고 그에 대해 우리와 미국은 아무런 대비책이 없다고 한다면, 그 이후에 또 무얼 할 수 있겠는지 회의적이라는 겁니다."



-우리도 핵으로 배수진을 치자는 의미로 이해됩니다.

"그래서 우리정부로서는 향후 대한민국의 안보를 어떻게 가져갈 거냐는 로드맵을 지금 단계에서 내놓아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한테도 필요하지만 주변국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의미가 더 큽니다. '지금 당장은 전술핵 도입이나 핵무장에 대해서는 기다려보겠다, 미국은 빨리 북핵 문제를 푸는 노력을 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이건 당신들하고도 관계되는 문제다, 만일 대국들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10년 동안 방치할 수 없다.' 그러자는 겁니다. 우리도 그때 가서는 핵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혀야 된다는 겁니다. 이걸 지금부터 우리가 말해야 돼요. 이게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안타까운 것은 문재인 정권은 그런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그저 '남북관계를 선순환적으로 발전시켜 비핵화를 견인한다'는 막연한 생각뿐입니다."

-지적하신 것처럼 분명하고 구체적인 목적이 설정돼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이승만 정권이나 박정희 정권, 보수 정권 시기에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이승만 정권 같은 경우에는 향후 10년, 20년 대한민국 안보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이냐는 방책이 바로 한미동맹이었습니다. 한미동맹에 의지해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본 겁니다. 대통령은 이런 것을 해야 합니다. 또 박정희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해서 최소한 무기는 우리가 생산하는 길로 가야된다고 본 겁니다. 이렇게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뿐만 아니라 향후 10년, 20년을 내다보고 안보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그러면 지금 우리는 향후 10년, 20년 계획을 수립하고 있느냐 하면, 저는 수립하고 있지 못하고 보는 겁니다."

-이번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탈레반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의원님 견해에 공감하는 국민들이 많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두 번째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대한민국의 안보구조도 이제 동북아의 특이한 안보구조에 맞게 길을 찾아야 된다는 겁니다. 이번 아프간 사태를 보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 발언을 듣고 대단히 충격적이었는데, '싸울 의지가 없는 나라를 위해 전쟁에 개입 안 한다'는 언급이었습니다. 아무리 비판이 있어도 미국의 입장은 이거라는 겁니다. 미국이 1조 달러 이상을 퍼부었지만 소용이 없더라는 겁니다. 미국은 모든 것을 숫자로 봅니다. 청구서 보니까 이 많은 돈을 썼는데 우리한테 되돌아온 건 무얼까 계산하는 겁니다. 바로 이 점을 북한이 파고드는 것이거든요."

-한국이 자주적 국방 의지가 약할 때 북한은 지속적으로 미국이 주판알을 튀기도록 하겠군요.

"바로 그겁니다. 북한 러시아 중국은 독자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안보구조를 갖춘 나라입니다. 그러나 동북아에서 한국과 일본은 그렇지 못합니다. 한미동맹, 미일동맹으로 모두 미국에 의존해 있는 안보구조입니다. 이 점에서 우리의 상황과 아프간 사태 전개의 공통점이 있어요. 물론 대한민국을 아프가니스탄이나 남베트남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상당한 비약이지만, 미군에 의존한 국가안보구조라는 것은 공통점이거든요. 국가안보질서에서는 영원한 동맹도 영원한 적도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런 가정을 해야 합니다. 미국이 없다면 우리가 과연 우리 자체 방어할 수 있는 안보구조를 갖췄는가 하면 아니거든요. 현실적으로 안보전문가들에게 미국이 만약 빠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거냐 물어보면 가상 시나리오도 제시 못합니다. 왜? '한미동맹은 안 깨진다, 한미동맹은 영원하다' 이렇게 막연하게 미국만 붙잡고 있는 겁니다. 만약 미국이 나간다면 우리는 혼자서 어떻게 할 거냐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여권 국회의원 70여명이 컴퓨터도상연습에 그치는 한미연합훈련까지 중단, 축소, 연기를 주장했거든요.

"우리나라 국력과 재래식 군사력이 북한에 비해서 수십 배이고 첨단무기를 갖췄기 때문에 한미연합훈련이 필요없다고 주장하는데, 저는 그에 대해 만일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끼고 도발을 하면 어떻게 할 건데 묻습니다. 게임이 안 되는 겁니다. 이런 가상시나리오가 가능한데 답변도 없거니와 생각해보려고도 않는 겁니다. 그러면 현실은 어떠냐? 우리는 6·25전쟁 때 이미 겪어봤습니다. 중공군이 투입됐잖아요. 북중 국경을 따라서 중국군 심양군관구의 80만 대군이 지금 임의의 순간에 투입될 수 있습니다. 이건 비밀도 아닙니다. 또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 태평양함대가 있거든요. 이런 대군대가 우리 주변에 있는데, 우리는 지금 북한만 건너다보면서 훈련이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근시안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프간 사태는 국민과 군대의 정신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웁니다.

"당연합니다. 세 번째 문제는, 세계 분단국가의 승패는 분단 당사국들의 힘의 역학관계에서 결정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모두 분단국가 뒤에 있는 대국들이 누구를 밀어주느냐에 따라 결정됐습니다. 독일, 베트남도 그랬습니다. 독일에서도 소련이 20만 주둔군을 동독에서 빼니 서독이 그대로 흡수통일 해버렸어요. 이번에 아프간도 보십시오. 미국이 철수한다고 하니 정규군 30만이 7만밖에 안 되는 탈레반에게 무너졌어요. 아프간 정규군은 또 공군까지 갖고 있었어요. 탈레반은 소총으로 무장한 오합지졸로 보이잖아요. 왜? 아프간의 안보구조는 미군에 의존한 것이었고 미군이 빠지니까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6·25전쟁도 미군이 빠지자마자 1년도 안 돼 김일성의 남침이 있었습니다.

"당시 남한은 전쟁 대비를 전혀 못했지요. 역으로 서울 장안에서는 전쟁이 일어나면 아침에는 해주에서 먹고 점심은 또 어디에서 먹고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는다는 비현실적인 말이 돌았습니다. 현실을 직시한 안보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그런 역사는 되풀이됩니다."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최대 대북정책은 북한 비핵화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했습니다. 실질 임기가 7개월밖에도 안 남은 문재인 정부가 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 같습니다. 과연 새로운 출로가 되겠습니까.

"내년 2월 북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전망이 있는데 모든 것은 코로나 진정세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지금 김정은으로서도 어떻게 하면 문재인 정권을 도와줄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은 김 씨 일가의 세습체제 존재이유입니다. 세습체제 존재이유는 또 적화통일입니다. 그리고 그 수단이 핵입니다. 북한은 앞으로 10년 내에 핵보유국으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겁니다. 그런데 남한에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북핵폐기에 열을 올릴 거고 문재인 정부처럼 대북제재 완화를 통해서 선순환 비핵화로 간다는 입장도 아닐 겁니다. 또 미국과의 협상이 어려워질 겁니다."-지금 북한 정보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 사정이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까지 북한은 곳곳에서 대규모 공사를 해왔습니다. 평양에서는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을 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동원됩니다. 인원을 동원하면 식량을 공급해야 하는데, 이런 공사를 하는 거 보니 식량 사정은 최악은 아닌 것 같습니다. 관건은 북한에는 중국이라는 뒷배가 있기 때문에 최악의 식량난으로 가면 중국이 지원을 해줄 겁니다. 중국은 북한을 이용해 미국과 남한을 견제하기 때문에 북한의 활용도를 계속 유지하려고 하고 있으니까요. 북한이 힘드니까 우리에게 손을 내밀 거야 하는 것은 지나친 낭만적 생각이라는 겁니다."

-북핵에 대한 중국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요, 중국이 진정 북비핵화를 원한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 한데요.

"중국은 북핵 6자회담의 일원으로서 대외적으로 공식적으로는 북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하지만 속내는 모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비핵화를 위한 내실 있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속으로는 북핵을 용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지도부가 바뀌면 중국의 변화도 기대해볼 수 있는데, 시진핑은 내년 10년 임기 종료 이후에도 계속 권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게 북한의 전략적 지위의 무게는 점점 커지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이 대중 집중 견제전략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북한이라는 전략적 요소를 포기하지 않으려 할 겁니다. 나아가 중국은 북핵문제를 활용해 대한민국을 미국의 축으로부터 떼어내기 위한 노력을 더 경주할 거로 봅니다."



-문재인 정부 내내 사드(사드) 배치를 지연하고 쿼드(Quad) 플러스에도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는 등 한미동맹은 훼손됐습니다. 반면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 들어가지 않고 추가 사드배치를 안 하며 한미일 안보체제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3불' 약속을 중국에 했는데요 내년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정상복원을 해야 하는데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합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의 가장 핵심인 안보동맹을 다시 정상궤도로 복귀시키는 일입니다. 문재인 정부 3년 동안은 한미 실기동 훈련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계속된다면 미군은 적어도 한반도에서 군사력을 빼내갈 겁니다. 따라서 한미연합훈련을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두 번째는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의 방향을 핵심인 안보보다는 백신이라든가 보건, 첨단기술 같은 비본질적인 분야로 성격을 바꾸려 합니다. 이것을 우리가 명백히 지적해야 합니다. 물론 경제, 산업, 첨단기술로 확대해야 하지만 가장 핵심축인 안보를 약화시키고 변두리로 나가서는 안 됩니다."

-남지나해 '항해의 자유' 이슈라든가 미국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안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미중 사이에서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차기 정권은 명백한 입장을 취해야 합니다. 이번에 아프가니스탄 사태에서 보여주었듯이 미국은 그 어떤 나라와도 국익 우선입니다. 만약 한미동맹에 미국의 대중국전략에 도움이 되는 동맹이라면 미국도 관심을 갖고 힘을 쏟을 것이고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면 미국도 서서히 발을 뺄 겁니다. 군사동맹에서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면 절대 안 됩니다." <기사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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