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英, 이란 배후 지목
美, 사건직후 군함 재배치 검토
이란 "우리와 아무상관 없다"
美, 사건직후 군함 재배치 검토
이란 "우리와 아무상관 없다"
사건 발생 이후 미군이 군함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는 등 걸프해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는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항에서 동쪽으로 약 60 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선박 납치(hijacking)'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주변 선박들에게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과 BBC, 로이터 통신 등은 UKMTO 관계자를 인용, "걸프해와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어지는 오만해 연안에서 파나마 깃발을 단 아스팔트 탱커 '아스팔트 프린세스'가 8~9명의 무장 세력에게 나포됐다"면서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영국 외무부는 "UAE 해역에서 발생한 선박 사건을 긴급하게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판단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했지만 미군은 사태를 주시하기 위해 최소 한 척의 군함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연루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수비대는 홈페이지에 "이란군과 중동의 이슬람 저항운동 모든 세력들은 이번 사태와 아무 관련이 없다"면서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들이 이란에 적대적인 국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이스라엘 해운사의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 피습 사건에 이어 5일만에 벌어진 이번 사태로 걸프해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당시 드론으로 추정되는 머서 스트리트호 피습으로 영국인 선장 1명과 루마니아 보안요원 1명 등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과 미국, 영국은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일제히 이란을 지목하며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이란이 유조선을 목표로 삼아 하나 이상의 무인 항공기를 사용했다"며 "고의적이고 목표가 설정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미국은 이란이 이번 공격을 시행했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적절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걸프 해역은 페르이시아만으로도 불리며, 주요 원유 수송로라는 점에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매우 크다.
걸프 해역의 입구로 이란과 가까운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분의1을 차지한다.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유조선들도 걸프 해역을 다수 통과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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