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수수료 뜯다 쥐어뜯기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108/2021080302100151029001[1].jpg "[뉴스분석] 수수료 뜯다 쥐어뜯기다")
다른 사람도 아닌 세계 최고의 부호 가운데 한 명인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의 불평이다. 세계 갑부가 보기에도 앱스토어 거래액의 30%를 꼬박꼬박 수수료로 챙겨가는 애플의 행위가 지나친 '바가지'인 것이다.
사실 화가 난 것은 머스크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네티즌 모두가 분노하고 있고 이 같은 분노에 각국 정부가 나서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이른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횡포에 대한 제재 움직임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에 맞서는 애플과 구글의 저항도 만만치는 않다. 막대한 자금을 들이고 홍보를 하며 네티즌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들불처럼 번진 글로벌 네티즌들의 분노를 막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미국뿐만 아니라 EU에서 이들 빅테크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제재하기 위한 줄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세계 최초의 '구글 갑질 방지법' 처리가 임박해 전 세계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법이 처리되면, 구글, 애플의 일방적인 앱 수수료 정책을 차단하는 세계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구글갑질 방지법은 이르면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 빅테크의 갑질이 가능한 것은 반독점적 지위 때문이다. 구글, 애플 등은 전 세계 모바일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와 iOS를 앞세워 모든 앱 거래액의 최대 30%를 통행세로 부과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내세워, 콘텐츠 사업자들이 자사 플랫폼 이외에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
지난해 애플과 구글이 세계 시장에서 거둬들인 앱 수수료 수입만 330억 달러(약 3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구글은 자사 '플레이스토어'에서 거래되는 앱과 콘텐츠에 '인앱결제(in-app·앱 내)'를 의무화하면서 각국에서 쏟아지는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애플, 구글 등 빅테크를 겨냥한 반독점 조사가 70여건 이상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미 행정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아마존 저격수'로 불리는 리나 칸을 최연소 연방거래위원회(FTC) 수장으로 임명하는 등 빅테크 기업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인사들을 규제기관에 배치했다.
유럽에서도 앞서 지난 4월, EU 집행위원회가 애플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한 데 이어, 최근에는 영국 경쟁시장청(CMA)도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공정경쟁 정책을 훼손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호주와 일본, 인도 등지에서도 구글, 애플의 반독점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글로벌 연대 조짐도 보인다. 3일에는 미국 앱공정성연대(CAF)가 한국의 구글 갑질 방지법 처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직접 국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구글과 애플의 독점적 지위 탓에 시장에서 이를 견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애플과 구글 스스로 인앱결제나 앱 수수료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것이 어렵다면 생태계를 공정화하는 규제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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