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방대한 데이터 활용해 사람처럼 경험·지식 습득
현장 개발~운영 전 과정에 적용할수 있는 모델 제시
수익·리스크·점유율 목표에 최적화된 의사결정 도와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터로 전방위 산업 문제해결 기대
현장 개발~운영 전 과정에 적용할수 있는 모델 제시
수익·리스크·점유율 목표에 최적화된 의사결정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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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AI가 기업 의사결정 돕는 시대… 스스로 학습하는 `최적화 툴` 제공"](http://contents.dt.co.kr/images/202106/2021060402100531650002[1].jpg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AI가 기업 의사결정 돕는 시대… 스스로 학습하는 `최적화 툴` 제공\"")
최대우 애자일소다 대표 겸 한국외국어대 통계학과 교수
"사람이 똑같은 일만 반복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여행 등으로 성숙해지는 것처럼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학공식이나 물리법칙이 다 담지 못하는 다양한 현실 데이터를 이용해 탐색과 시행착오를 하면서 완성도 높은 AI가 만들어지죠."
최대우 애자일소다 대표는 "AI를 개발하는 것은 아이 한 명을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의대를 가라는 식의 목표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적절한 상벌과 보상을 줘야 한다. 우리의 중요한 노하우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계학과 교수와 애자일소다 대표라는 두 개의 명함을 갖고 있는 최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컴퓨터와 데이터를 이용해 현실문제를 푸는 데 관심이 많았다. 교수로 지내며 IT기업과 협력해 데이터마이닝 툴을 개발하기도 하고, 금융·통신 등 산업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데이터를 활용해 푸는 프로젝트들을 즐겨 수행했다.
그런 그는 2015년, 세상에 없는 AI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애자일소다를 창업했다. 산업현장에 흩어진 다양한 데이터를 보고 읽고 분석하는 툴을 만들고, 기업들이 업무 안에 AI를 녹여넣어 제품 설계부터 고객 서비스, 물류·생산공정까지 최적화하는 혁신엔진을 제공하는 게 비즈니스 모델이다.
최 대표는 "애자일소다의 DNA는 새로운 시도와 실험이다. 쉼 없는 도전과 실험을 통해 남들이 뺏어가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기업에 '최적화'란 무기를 주겠다"
애자일소다의 지향점은 기업에서 AI가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인 '최적화'의 틀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애자일소다(Agilesoda)라는 사명은 기민성을 의미하는 '애질리티(Agility)'와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 Defined)', 'AI'의 앞글자를 조합해 정해졌다.
최 대표는 "기업 내에서 최적화의 의미가 막연하게 느껴질 지 몰라도 사실은 매우 구체적인 개념이다. 상품설계부터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의사결정까지 최적화라는 해법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최적화를 통해 신용카드 회사는 각 고객에게 카드 이용한도를 고도로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 돈을 안 갚을 가능성이 사람에게는 한도를 많이 줘선 안 된다. 또 돈이 많지만 카드를 많이 안 쓰는 사람에게도 한도를 많이 주면 안 된다. 카드사 입장에선 이용한도 확대가 비용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최적화를 하면 수익성과 성장성은 높이면서 리스크는 절묘하게 낮출 수 있다. 호텔이나 비행기 표의 경우 구매자가 많이 몰리면 비싸지고 아니면 낮아지는데 주먹구구로 하지 않고 데이터와 AI를 잘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한 예"라고 말했다.
산업현장에서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 최적의 결론을 찾도록 돕는 게 AI의 가장 큰 가치라는 게 최 대표의 신념이다. 누구나 잡고 싶은 가치지만 단순히 특정 솔루션이나 기술을 사는 것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보고 읽고 이해하고 의사결정까지
최 대표는 "사람은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보고 읽고 이를 지식으로 축적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AI가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도우려면 풍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우린 그에 해당하는 모든 엔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를 보고 읽어 입력하는 데 쓰이는 게 '트윈소다'다. 트윈소다는 사전 학습된 전이학습 기반 솔루션으로, 기업이 맞춤형으로 쉽게 학습·개발·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갖추고 있다. 자동차 파손·심도인식 모델인 '트윈카', 딥러닝 기반의 OCR(광학문자인식) 모델인 '트윈리더', 문서·텍스트 검색, 분류, 요약, Q&A모델인 '트윈독' 등이다.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베이킹소다'가 맡는다. 베이킹소다는 의사결정 최적화와 관련 학습·개발 파이프라인을 자동화하는 강화학습 기반의 의사결정 에이전트 솔루션이다. 트윈리더 같은 모델을 개발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전 과정은 '스파클링소다' 플랫폼 위에서 이뤄진다.
◇ML옵스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다
스파클링소다는 최 대표가 창업 다음해인 2016년 12월 내놓은 첫 제품이다. 이후 2018년 6월 스파클링소다 2.2, 2019년 10월 스파클링소다 3.0을 내놓았다.
최 대표는 "시장에 ML옵스(MLOps)라는 명칭도 없었던 시절에 우리가 첫 제품으로 내놓은 게 스파클링소다다. 데이터 분석, 모델 개발, 배포, 운영 프로세스가 일원화된 통합 머신러닝 분석·운영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해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는데, 많은 기업이 막상 개발을 끝내고도 업무에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떤 고객이 이탈할지, 고객에게 신제품을 소개하면 어떻게 반응할지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한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하고도 보고서를 내놓거나 발표를 해서 칭찬받고는 끝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
최 대표는 개발한 모델을 전산시스템에 심어 운영하는 과정이 모델개발보다 더 부담스럽기 때문이란 결론을 내렸다. 모델이 상시적으로 운영되려면 기업이 보유한 여러 소스의 방대한 데이터가 많은 작업을 거쳐 지속적으로 입력돼야 하는데 그 과정을 앞두고 포기한 것.
최 대표는 "사람들은 모델 개발에 관심이 많지만 사실 훨씬 중요한 게 운영이다. 모델을 만드는 개발 과정과, 이를 운영하는 것은 운영모델이 결합된 AI 데브옵스 플랫폼을 제공하면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렇게 해서 탄생한 스파클링소다는 애자일소다의 기본 백본이 되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사람처럼 꾸준한 재학습이 AI 완성도 높여"=ML옵스는 사람의 뇌와 비슷하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사람의 가장 큰 장점은 지속적인 공부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인데, AI도 비슷하다. 딥러닝이 AI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온 것은 데이터가 더 많이 쌓이면 이전에 개발한 모형을 더 학습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면서 "딥러닝이 나오면서 부각된 키워드가 재학습"이라고 밝혔다.
언제 재학습을 할 지 모니터링하고, 성능이 떨어지면 적기에 재학습이 이뤄지도록 하면서 하나의 모델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서 상황과 현장에 맞는 것을 선택해서 쓰도록 돕는 게 ML옵스다.
최 대표는 "스파클링소다 같은 플랫폼이 없으면 기업들이 AI모델을 개발해도 운영까지 이어갈 수 없다. 스파클링소다가 레고블록의 판 역할을 한다면 그 위에 블록처럼 올라가는 게 트윈독, 트윈리더 같은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일변도에서 제조·공공으로 다각화
애자일소다는 금융산업에서 다양한 성공사례를 만들면서 지명도를 높여왔다. 고객이 약 140곳에 달하는데, 작년말 기준 금융 비중이 약 47%에 달한다.
최 대표는 "보험사들은 고객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위한 서류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보험금 지급약관과 일치되는지 심사하는 데 AI를 많이 쓴다. OCR 트윈리더가 많이 활약한다"면서 "트윈독은 작년 은행과 통신사가 많이 도입했다. 고객과의 접점인 콜센터에서 통화 데이터 분석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말했다.
A은행과는 콜센터 데이터를 분석해서 상품추천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트윈독으로 로그성 정보를 모아 고객들의 움직임을 읽음으로써 새로운 매출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시도다.
작년부터는 제조비중도 커지고 있다. 데이터 관리가 잘 되고 AI로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하이테크 산업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
최 대표는 "제조현장에서는 강화학습을 활용해 설계 최적화를 한다. TV, 반도체 등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특정 부품의 위치와 개수부터 생산라인 설계까지 최적화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무궁무진하다. 숫자에 의해 측정될 수 있는 모든 문제가 대상"이라고 밝혔다.
공공 매출도 나오기 시작했다. 민원서비스, 콜센터 등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의사결정의 지원의 수준이 다르다"
최근 많은 기술기업들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을 도와준다고 주장하지만 내용을 잘 들여다 보면 수준차가 크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대부분은 현황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결정에 참고하라는 식이지만 애자일소다는 구체적으로 이렇게 결정하라고 방향을 짚어준다는 것.
그는 "최적화의 목표는 기업마다 다르다. 수익 극대화, 리스크 최소화, 시장점유율 증가 등 여러 목표가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는 목표치의 밸런스를 조정해 가면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해 준다"고 말했다.
수익 극대화, 손실 최소화, 사용자 최대화란 서로 다른 목표가 상충되거나 엉킬 경우, 고객이 각각의 비중을 설정하도록 해 준다.
그는 "실력 있는 AI를 만들려면 보상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하는데 '베이킹소다'의 중요한 노하우가 바로 거기에 있다. 다양한 현장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강화학습을 적용하고, 사람을 훈련하듯이 데이터에 맞게 보상체계를 잘 세팅하고 훈련방식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애자일소다는 작년 10월 베이킹소다 1.0을 출시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중 완성도를 높인 다음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트윈리더의 자동화율을 높이고, 트윈독도 연내에 완성도를 더 높일 계획이다. 스파클링소다는 트윈독과 트윈리더에 결합한 형태로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현실세계 문제 푸는 답은 데이터에 있어"
연구실에서 공들여 개발한 결과물을 현실세계에서 테스트하면 제대로 맞지 않는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극복하려면 산업마다 다른 데이터와 요구사항에 맞춰 최적의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 대표는 "뉴턴이 우주의 모든 움직임을 설명한 공식 'F=ma'만 해도 실제로 실험해보면 딱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현실세계에서는 마찰력 등의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공식에 현실세계를 반영하려면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F와 m, a에 대한 정보를 주고 딥러닝 같이 스스로 학습하는 아키텍처를 가지고 그 관계를 설명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가 세상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지는 못 하지만 데이터가 많아지면 새로운 경험이 쌓이고 학습이 이뤄지면서 점점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그래서 베이킹소다 적용 과정에서 컨설팅의 중요성이 크다. 산업현장에서 찾고자 하는 절묘한 최적화 포인트를 찾기 위해 고도의 수리적 문제를 푸는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베이킹소다를 보고 특히 높은 평가를 내놓는다. 가트너 분석가들은 애자일소다에 대해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유형의 회사다', '매우 힘든 과정이지만 AI의 최종 목표가 바로 이런 것'이라는 평을 내놓는다. 마이크로소프트, 매스웍스가 일부 기능을 제공하지만 애자일소다처럼 일반화된 문제를 푸는 곳은 없다.
최 대표는 "베이킹소다의 핵심 경쟁력은 훈련과정에서 상벌체계를 잘 만들어서 유연하게 기능을 만들고, 그 결과 매우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집을 설계할 때 기둥이나 구조를 봐가면서 최적의 위치에 책상을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도면 데이터와 피해야 하는 기둥을 제시하면서 한 공간에 30개의 책상을 최대한 가장 넓은 간격으로 배치하라는 문제를 풀어내는 식이다.
최 대표는 베이킹소다를 사람들이 코딩에 대한 부담 없이 비즈니스 툴로 더 쉽게 쓰도록 만들 계획이다. 문제를 풀고자 하는 사람들이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쓰기 쉬운 도구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더 많은 현실문제에 도전한다
그동안 정형 데이터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최적화·자동화하는 것을 도왔다면 이제 데이터가 부족한 현장에서 훨씬 복잡한 문제를 푸는 데도 도전한다.
최 대표는 "예를 들어 옷가게에 더 많은 손님이 오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문제는 훨씬 어렵다. 데이터가 안 쌓인 곳은 일종의 가상현실을 만들고,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마치 하나의 스토리처럼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트윈 같은 시뮬레이터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공간에서 데이터가 생성되고 지속적으로 학습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강화학습이 가장 많이 쓰이는 게 자율주행 AI 알고리즘 개발 과정이다. 이미지 인식, 거리 개념, 라이트 인식 등을 통해 데이터가 입력되면 상황에 맞는 의사결정을 적절하게 하도록 상벌체계를 줘서 정확도를 높이는 것. 시뮬레이터는 항공운항, 물류 등에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최 대표는 "한 주제에 대해 시뮬레이터를 만드는 내부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외부의 시뮬레이터 툴과 베이킹소다를 연동시키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형화된 데이터를 주로 다루던 베이킹소다에 시뮬레이터를 접목하면 활용분야가 훨씬 넓어질 것이다. 물류·기계·로봇·도시 운영, 제품 설계 등에 최적화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업, 어렵지만 희열의 순간도 많아"최 대표는 애자일소다가 두번째 창업 도전이다. 2002년, 30대의 나이에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한 신약발굴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그러나 경영은 쉬운 게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고 2004년에 접었다.
창업을 결정하기 전 망설임의 기간이 길었다고 말하는 최 대표는 SW산업 현장에서 내공을 다진 김영현 부사장과 만나 수년간 가능성을 탐색한 후 공동 창업을 결정했다.
최 대표는 "어려움도 많지만 창업은 많은 희열의 순간으로 다가온다. 직원들이 스스로 실험 아이디어를 내고 도전하는 게 우리의 경쟁력"이라면서 "애자일소다가 짧은 시간에 이름을 알리고 성장한 것은 이런 실험들이 쌓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작년 50억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00억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2016년 7명이던 직원은 최근 90명을 넘어섰고, 올해 100명이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인력의 67%가 AI 연구자와 엔지니어다.
"남들이 뺏어가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최 대표는 "우리만의 기술을 토대로 더 많은 사업성과를 더 만들고, IPO를 통해 더 많은 인재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naturean@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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