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매출서 총매출로 법안 강화
개정안 처리 앞두고 전문가 지적
"과잉금지 원칙 등 타당성 따져야"
개정안 처리 앞두고 전문가 지적
"과잉금지 원칙 등 타당성 따져야"
체감규제포럼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6일 '법학자들에게 묻고, 듣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의 과징금 규정이 합헌적인가, 바람직한가'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법학자들과 함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의 과징금 규정을 진단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인호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홍대식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의 과징금 규정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인호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서 도입하고 있는 과징금의 경우 기존의 부당이득을 환수하려는 목적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또 형벌의 범죄구성 요건을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목적'으로 유출한 경우로 제한했는데 이것이 실제로 얼마나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앞서 지난 1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 유출 기업 등에 대한 과징금을 현재 '법 위반 행위 관련 매출액의 3% 이하'에서 '총매출액 3% 이하'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형벌 요건을 줄이는 대신 EU(유럽연합) 등 해외 주요국에서와 같이 행정처분인 과징금으로 전환하고 기업의 사전적 의무준수와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과징금 부과 기준을 두고 기업의 부담이 너무 과도하다며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상직 변호사는 "위반 행위에 대해 관련 매출이 아닌 전체 매출을 과징금으로 설정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거의 유일하다"며 "대기환경보전법이나 식품위생 등과 같이 오히려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것과 관련된 법들을 오히려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는 게 맞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들은 과징금 부과의 절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호 교수는 "개인정보법 위반에 대해 전체 매출의 3%를 부과할 때 법원의 사법 절차 못지않은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며 "과징금부과위원회를 만들어 공격과 방어의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호 교수 또한 "개인정보위가 과징금 부과 절차를 내부적으로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과징금 부과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지난달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제재규정 정비 방향은 개인에 대한 형벌 위험은 줄이면서 이와 연계해 의도적·반복적인 법 위반 기업에 대한 경제적 제재는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산업계·시민단체의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해 과징금 산정 시 비례성과 효과성을 고려하도록 법에 명확히 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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